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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산유국 베네수엘라 "급유대란".. 전국 주유소에 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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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도시 마라카이보가 가장 심각

기름 넣는데 24시간 걸리기도

뉴시스

【카비마스( 베네수엘라)= AP/뉴시스】베네수엘라 지방도시 카비마스의 한 주유소 앞에 15일 차량 행렬이 끝이 보이지 않게 늘어서 있다. 마라카이보에서는 최대 1.6km의 장사진으로 기름을 넣는데 24시간 이상이 걸린다고 운전자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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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차미례 기자 = 세계적인 산유국인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주유소마다 차량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으며, 가장 심한 전국 제2도시 마라카이보에서는 거의 1마일의 줄이 생기고 있다고 AP통신과 국내 매체들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어떤 운전자들은 기름을 넣으려면 거의 2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승용차 지붕이나 트럭 짐칸에서 쪽잠을 자기도 한다.

감염병 전문의사 욜리 우르다네타는 나흘이나 기름을 넣으려고 애썼지만 못넣었다면서, 그래서 병원 근무도 하지 못했고 지금은 연료탱크가 거의 바닥이 난 채 차량 줄에 끼여서 꼼짝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있는 우주기술회사 막사르 테크놀러지사에 따르면 마라카이보 상공에서 찍은 위성 사진에는 주유소까지 거의 1마일(1.6km)의 줄이 서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낡은 정유시설의 잦은 고장과 부품난에다가 미국의 혹독한 제재가 위력을 발휘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석유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가 이렇게 된 것은 산유시설을 유지할 설비와 부품 등을 수입해 올 현금이 없기 때문이다. 국영 석유회사 PDVSA도 생산량이 평소의 10~15%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고통만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올해 야당 지도자 후안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인정하면서 니콜라스 마두로를 축출하기 위해 국영 석유회사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때문에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PDVSA의 자회사 시트고로부터 베네수엘라로 유입되는 모든 자금이 차단되어 올해에만 원유 수출 대금 110억달러( 13조 1505억원)가 들어오지 못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 돈이 마두로 정권을 유지하는 자금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타르처럼 끈적한 중유를 정제하는데 쓰이는 희석제의 수입길도 막혔다. 그래서 유전에서 가솔린 생산 공장까지 160km가 넘는 송유관으로 원유를 희석해서 보낼 수가 없게 되어있다. 현재의 교착된 정국으로 보아 가까운 시일 내에 이런 상황이 끝날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뉴시스

【카라카스 = AP/뉴시스】 주유소 앞 대기 차량의 지붕에서 잠을 청하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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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최근 유럽국가들이 적극적인 외교활동에 나서서 치열하게 국제회의를 열고 있다. 이들은 카라카스에서도 주요 당사자들과 함께 이틀 동안의 집중 회의를 열었다.

이와 함께 마두로 정부와 과이도 측이 노르웨이로 대표를 보내서 담판을 벌였지만, 양쪽 대표들 모두가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보고해왔다.

그러는 동안 휘발유 파동은 수도 카라카스에서도 점점 심해져, 지난 사흘 동안 여러 주유소에서 차량 대기줄이 점점 길게 늘어났다.

마라카이보에서는 줄을 선 운전자들이 이런 상황을 경찰이 이용해 먹고 있다면서 분노하고 있다. 이들은 차량 줄을 감독하는 경찰관들이 일부 운전자들에게서 3.60달러 ( 베네수엘라 월 최저임금의 절반이 넘는 금액)씩을 받고 이들을 더 짧은 줄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세 유스타키오(65)는 자기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나는 너무 늙어서 도저히 이 긴 줄에서 더 기다릴 수가 없었다. 기분은 나쁘지만 빨리 여기서 벗어나고 싶어서 그랬다"고 말했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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