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2568003 0562019052052568003 01 0101001 6.0.10-RELEASE 56 세계일보 0 popular

"원래 자기 머리는 못 깎아요"…유시민 머리는 누가 깎아주나

글자크기

[박태훈의 스토리뉴스] "정치 안한다' 3차례 공식 부인했던 유시민, 미묘하게 흐름변화 / 돌아온 양정철이 권하자 柳 "자기 머리는 못 깎는다"...강제 차출 원한다 신호로도 읽혀/ 지난해 10월, 올 1월과 4월까지 완강하던 유시민...이재명 무죄 뒤 심경변화?/ 정치권에선 '유시민 반드시 정치한다'가 대다수, 아직까지 조국은 "단언컨대 난 NO"

세계일보

"원래 자기머리는 못 깎아요..."라는 말이 정치권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이 말 자체만 놓고보면 '하고는 싶은데~, 누가 강권하면 못 이기는 척∼'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말의 주인공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기에 무게감이 대단하다.

◆ 정치복귀 손사래 치던 유시민, "제머리는 못 깎는다"· "하고 싶은 건 뜻대로 안되고 안하고 싶은 건"

유 이사장은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 문화제’에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노무현 정부에서 복지부장관 벼슬을 했으면 그에 걸맞은 헌신을 해야 한다. 딱 부러지는 분이 왜 자기 앞길은 명확하게 결정 못 하느냐"라고 따지자 손짓까지 해 보이며 "원래 제머리는 못 깎아요"라고 웃어 넘겼다.

양 원장이 “유 이사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가세해 열심히 경쟁하면, 국민이 보기에 다음 대선이 얼마나 안심이 되겠나. 세상일이 자기 뜻대로 안 된다"고 결국 올 운명이라고 압박하자 유 이사장은 "하고 싶은 건 뜻대로 안 되는데 안 하고 싶은 건 뜻대로 된다"고 했다.

세계일보

◆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한다"던 태도와 분명 달라...'운명이라면 받아 들여야' 느낌까지

2013년 2월 19일 정계은퇴를 선언한 유 이사장은 뛰어난 상품성으로 인해 여권의 러브콜을 여러차례 받았다. 하지만 유 이사장은 공식석상에서 무려 3차례나 '정계복귀'를 강하게 부정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15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취임식에서 "임명직 공무원이 되거나, 공직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제 인생에 다시는 없을 것이며 제가 살고 싶은 대로 살겠다"고 했다.

올 1월 7일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고칠레오’에서 "(대통령이) 안 되고 싶고, 선거 나가기도 싫고 무거운 책임 안 맡고 싶다"며 정치인의 삶을 거부했다.

4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기념행사' 기자간담회에서도 "(정계 복귀 않는다고) 그렇게 말씀을 드려도 안 믿어주면 말로는 방법이 없지만 제 인생은 제가 결정한다"고 '결단코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18일 "제머리는 못깎고 하고 싶은 건 뜻대로 안된다"라는 표현은 이전 3차례 반응과 결이 다르다. '운명이라면 받아 들여야~'는 체념이 섞인 듯한 느낌을 줬다.

세계일보

◆ 柳를 흔든 바람이 있다면...양정철 복귀와 이재명 지사 '무죄'

만약 유 이사장 심경에 변화가 있다면 왜 그랬을까.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 양정철 민주원장의 정계복귀는 약간, 이재명 경기지사의 무죄선고는 제법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양 원장은 전해철· 이호철과 더불어 '삼철'로 불린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 양 원장은 문 대통령 취임직후 "곁에 있으면 대통령에게 피해만 준다"며 해외로 떠나는 등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

그런 그도 최근 "21대 총선은 대통령이나 당 모두 굉장히 중요하다. 불쏘시개 역할이라도 해야겠다"며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을 맡았다. 정국이 콧노래를 부를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문 대통령을 돕기위해 돌아온 것. 양 원장은 유 이사장 역시 자신과 같은 마음 아니겠냐며 옆구리를 계속 찌르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여권의 대표적 차기주장 중 한명이지만 여권 주류인 친문친노와 거리감이 있다.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 때 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등 덩치를 계속해서 키워나가던 이 지사는 '허위사실 공포, 친형 강제입원 영향력 행사' 등의 이유로 재판에 넘겨지며 주춤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1심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사진)받아 여권 유력주자 위치로 돌아왔다. 그러자 일부 친문친노는 이 지사 전투력에 맞설 상대는 유 이사장밖에 없다며 유 이사장에게 손짓한 것으로 전해졌다.

◆ 내기한다면 '유시민 복귀'쪽으로 대다수 정치인들 줄 서

그동안 많은 정치인들은 '유시민 이사장이 복귀한다'쪽에 손을 들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달 18일 방송 인터뷰 때 "남산위의 소나무는 가만히 서 있는데 바람이 불어서 흔든다. 처음에 본인들은 안 하려고 했지만 남산 소나무처럼(흔들리다 보면) 안나올 수 없다"고 장담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도 ""결국 선수로 뛸 것(정치복귀)이다. 부인하는 것은 몸값 올리는 것 뿐이다"고 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2018년 10월 SBS ‘뉴스브리핑’과 인터뷰에서 "완전한 부정은 긍정과 통한다. 정치판에서 완전한 부정은 자신 생각을 숨기려고 할 때 자주하는 화법"이라고까지 했다.

세계일보

◆ 조국 수석 정치참여...지금까지 'NO'요지부동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유시민 이사장과 더불어 여권이 갖고 있는 '상품성 갑(甲)'의 존재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이 조 수석을 21대 총선 때 출마시키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많은 노력을 폈으나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21대 총선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18일 "우리 당에 다음 대선에서 활약할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유시민, 조국 두 사람이 있고~"라며 조 수석을 향해 '총선이 싫다면 대선이라도 도움을 달라'고 하트를 날렸다.

지난 16일 저녁 조국 수석과 비공개로 만난 사개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 역시 "빨리 청와대를 나와라"고 채근했지만 조 수석은 "선거에 나올 마음 없음"을 명확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 영화 '아저씨'에선 원빈이 제손으로 머리를...유시민 머리는 누가?

2010년 대히트를 친 영화 '아저씨'에선 주인공 원빈이 제손으로 머리를 깎았다. 하지만 유 이사장이 스스로 머리를 깎을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그렇다면 누가 그의 머리를 깎아주는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현재 유 이사장 머리를 깎을 주인공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권유 △21대 총선 위기론 △이재명 지사의 부각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모두 유 이사장 의지가 아닌 외부환경, 즉 운명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영화 아저씨 포스터· 연합뉴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함께 볼만한 영상 - TV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