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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코미디언 대통령' 취임…웃는 것도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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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내각 구성 관련 세부 내용 없어

조기총선 통한 의회 장악 계획은 물거품

정치 신인, 푸틴과 맞설 수 있을지도 의문

뉴시스

【키예프=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신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가 공식 취임한다. 젤렌스키가 당선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여전히 그가 자신의 권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내각은 어떻게 구성할 예정인지 세부 내용은 밝혀진 바가 없다. 사진은 지난달 4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젤렌스키. 201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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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신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가 공식 취임한다. AFP 통신은 복잡한 우크라이나 상황을 지적하면서, 젤렌스키가 웃는건 취임식 때가 마지막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젤렌스키는 지난달 21일 대선 2차 투표를 앞두고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 그저 기존의 시스템을 깨부수기 위해 등장한 평범한 사람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신선한 그의 등장에 유권자들은 열광했다. 대선 결선 투표에서 그의 득표율은 73.22%. 페트로 포로셴코(53) 현 대통령(득표율 24.45%)을 누른 압도적 승리였다.

젤렌스키는 선거 기간동안 정치와 오락의 선을 넘나들었다. 대선 1차 투표 직전까지 자신이 대통령을 연기하는 인기 TV 드라마 '국민의 종'을 촬영에 참여하며 현실과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그러나 AFP 통신은 방송인 출신인 젤렌스키의 신선함이 언제까지 통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젤렌스키가 당선된 지 한 달이 지난 현재 여전히 그가 자신의 권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내각은 어떻게 구성할 예정인지 세부 내용은 밝혀진 바가 없다.

당선 후 재계 및 군 고위관리자와의 회담 후 그는 '21세기 사고방식'을 소유한 이들로 '투명하게' 지명하겠다는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놨을 뿐이다.

취임 후 지난 정권의 친서방 정권을 이어받겠다고 약속했으나 이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청사진은 없다. 정계는 그가 친(親)러 성향 동부 분리주의자와의 갈등과 경제 부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놓고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조기 총선을 통해 의회를 장악하겠다던 그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며 내홍도 심해지고 있다.

젤렌스키의 고문 드미트리 라줌코프는 17일 성명을 통해 "국가에는 변화와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이것이 우크라이나 유권자의 요구다. 우리는 그러한 기능을 하는 의회가 필요하다"면서 취임 후 새롭게 의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 실시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의회 임기가 6개월이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러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

젤렌스키의 의회 장악 계획에 제동을 건 것은 현재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정당 '국민전선'이다.

국민전선은 젤렌스키 측의 조기 총선 계획이 발표되자 연정 탈퇴를 선언하며 시간끌기에 나섰다. 국민전선의 연정 탈퇴로 우크라이나 원내 정당 8개는 향후 30일 이내에 새로운 연정 구성을 위해 협상에 나서게 됐다. 젤렌스키 역시 새 연정 구성 협상 기간에는 의회를 해산할 수 없다.

현재 의회의 마지막 회기일은 11월 27일이다. 이에 따라 이달 27일 전 연정 협상이 끝나지 않는다면 젤렌스키의 의회 해산 계획도 물거품이 된다.

집권 세력의 어깃장은 취임식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여당 '페트로 포로셴코 블록' 등은 젤렌스키의 취임 날짜와 식순 등을 짜는데 찬반 논쟁을 벌이며 수주일을 끌었다.

젤린스키는 의원들을 향해 "하찮은 사기꾼"들이라며 비난했으나 현지 언론들은 이를 두고 "앞으로 젤렌스키가 겪을 난항을 한 눈에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와의 외교 문제도 여전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젤렌스키가 당선되고 사흘 만인 지난달 24일 러시아 국적을 신청하면 3개월 안에 거주허가증(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친러 성향의 반군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주민들에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이는 러시아가 정치 초보인 젤렌스키에 사실상 도전장을 내민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젤렌스키 역시 "부패한 권위주의 정권에서 고통받는 국가의 시민들에게 우크라이나 영주권을 주겠다. 그중에서도 큰 고통을 받는 러시아 국민이 가장 우선이 될 것"이라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AFP는 우크라이나의 최연소 대통령이 전쟁과 외교적 어려움으로 얼룩진 이 나라의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열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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