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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형'과 '밥 누나' 사이…여야 원내대표 新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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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미드필더 자처한 이인영, 보수와 '거리 좁히기' 작심 행보

나경원, 민주·바른미래와 대화 나서…범진보 평화·정의와는 거리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최근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새 원내사령탑이 속속 선출되면서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새로운 관계 정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각 당 원내사령탑이 구축하는 새로운 관계도가 정국의 향방을 좌우할 단초가 될 수 있어서다.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자유한국당 패싱'을 경험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누나"를 자처하며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동시에 범진보 정당으로 꼽히는 평화당·정의당은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이인영,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평화당 유성엽,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와 이른바 '형님·아우' 사이로 가까워질수록 패스트트랙 국면이 재현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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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인영 민주당, 나경원 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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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에서 '호프 타임' 형식의 회동을 열고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동은 오 원내대표가 16일 이 원내대표와의 첫 대면 자리에서 "'맥주 잘 사주는 형님'으로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운을 떼면서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나 원내대표도 9일 이 원내대표의 취임 인사차 만난 자리에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밥을 잘 사주시겠다고 하니 저는 밥도 잘 먹고 말씀도 잘 듣겠다"며 자세를 한껏 낮춰 화답했다.

여야 3당 지도부가 첫 만남부터 '밥'과 '술'을 강조하고 나선 이면에는 대화를 통해 꽉 막힌 정국을 해소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여야 원내대표들이 각 당의 이해관계를 떠나 개인적인 친밀도만으로 협상을 타결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각 당 원내대표들이 형성하는 관계도가 협상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나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패싱'을 당한 것도 전임 홍영표 민주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의 대화 단절이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반면 홍 전 원내대표는 당시 한국당의 거센 반발에도 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을 우군으로 끌어들여 패스트트랙을 추진할 수 있었다.

그러다 민주당의 원내사령탑 교체로 나 원내대표가 대화의 물꼬를 틀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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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내대표(오른쪽)와 나 원내대표. 2019.5.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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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17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나란히 입성한 동기다. 국회의원 연구단체 '한반도경제전략연구회'와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그러다 최근 바른미래당 신임 원내사령탑에 보수성향의 오신환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이 원내대표의 '협상 방정식'은 한층 복잡해졌다. 오 원내대표가 협상 테이블에서 "형님" 보다 "왕누나"를 자임한 나 원내대표 쪽으로 기울면 여야 교섭단체 3당 구도는 '범진보 1 대 범보수 2'가 된다.

나 원내대표가 '여야정 상설협의체에는 원내 교섭단체 3당만 참여해야 한다'며 범진보 정당인 평화당과 정의당 배제를 강조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세력 구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갈등 해소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여야 원내대표 첫 '호프데이'에도 3당만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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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내대표(왼쪽)와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2019.5.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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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원내대표가 유성엽 평화당 신임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와의 소위 '형님·아우' 관계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한국당 패싱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민주당 내에서도 운동권 그룹 대표주자로 꼽히는 이 원내대표는 지난 1990년대 재야단체인 '전국민주민족연합(전민련)'에서 윤 원내대표와 한솥밥을 먹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정견발표에서 "정치라는 축구장에서 레프트윙에서 옮겨 중앙 미드필더가 되겠다"고 선언한 뒤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는 '작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원내대표의 '레프트윙' 시절인 지난 3월 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빗대어 발언하자 이 원내대표가 "민주주의에 대한 극우정치의 습격"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윤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이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진정한 미드필더는 레프트윙도 왔다 갔다 하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골을 넣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평화당 유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와 서울대 동문 출신으로, 20대 전반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다만 유 원내대표가 다른 4당 원내대표들과 사석에서 따로 만남을 이어오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내대표가 원내에서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하며 각 정당 원내대표들과 원활한 협상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정치권 관심사로 떠올랐다. 추경과 각종 민생법안 등 시급한 현안이 줄줄이 밀려 있는 상황에서 얼어붙은 여야 관계가 장기간 풀리지 않을 경우, 이 원내대표의 '형님과 누나 사이'에서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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