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이라크 참전군인, 국경장벽위해 모금운동
5개월만에 26만명이 2200달러 기부해
자금 사적이용 의혹에 가짜뉴스라며 반박
시민들의 돈을 모아 국경장벽을 세우겠다는 비영리단체 '위 빌드 더 월' 홈페이지 메인사진. [위빌드더월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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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돈은 국가가 국경장벽을 세우지 않는 곳에 (장벽을 세우기 위해) 쓰입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이 나라를 지키는 게 우리의 몫이에요.”
이라크 참전용사 브라이언 콜페이지(37)가 지난해 12월 미국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올린 글입니다. 미국 시민들이 직접 돈을 모아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 있는 사유지를 사들여 장벽을 세우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국가를 위해 싸우다 팔다리를 잃은 애국자고, 현재 국경지대에선 불법 마약과 성폭력이 만연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펀딩을 독려했는데요. 이 펀딩은 시작 나흘 만에 800만 달러(9억 원)를 모으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게다가 콜페이지는 본격적으로 판을 벌여 지난해 말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비영리단체 ‘위 빌드 더 월(We Build The Wall)’도 만들었습니다. 이 단체엔 스티브 배넌 전 미국 백악관 수석전략가까지 자문위원장으로 합류했습니다.
미국-멕시코 국경지대에서 동료와 웃고있는 브라이언 콜페이지(오른쪽). 그는 2004년 이라크전에 참전해 두 다리와 오른쪽 팔을 잃었다. [브라이언 콜페이지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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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던 이 프로젝트에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후원자들이 온라인상에 ‘브라이언 콜페이지에게 매우 실망했다’, ‘(국경장벽 건설) 진행 사진은 어딨냐’, ‘사기라는 느낌이 든다’는 등의 글을 올린 겁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사기꾼인가 애국자인가…2200만 달러의 행방은
시민들의 힘으로 국경을 설립하기 위해 만든 비영리 단체 'We build the wall'이 판매하고 있는 굿즈. [사진 webuildthewall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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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콜페이지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국경장벽을 건설할) 토지를 확보했고, 몇 주내(in weeks)에 땅을 파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에도 구체적인 계획은 비밀에 부쳤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12일엔 “이번 달 말에 땅을 팔 것이고 후원자들을 행사에 초대도 할 것”이라는 트윗을 올려 착공을 언제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낳았습니다.
콜페이지는 아내와 함께 요트를 타고 있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브라이언 콜페이지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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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콜페이지는 소셜미디어상 검열을 막자는 취지의 캠페인 ‘Fight4FreeSpeech’를 위한 후원을 새로 받기 시작했고, 인스타그램엔 그가 가족들과 함께 전용기와 요트를 타고 호화 생활을 하는 사진이 올라오면서 국경장벽을 위한 후원금이 개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모든 건 가짜뉴스!”…의혹 부인한 콜페이지
콜페이지가 '위빌드더월' 멤버들이 국경장벽을 세우기위한 장비를 점검했다고 주장하며 올린 사진. [브라이언 콜페이지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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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케이지가 언론이 제기한 모든 의혹에 조목조목 반박하진 않았지만, 국경장벽 사진을 공개하면서 그를 둘러싼 논란은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 보입니다. 물론 이 같은 의혹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투명한 예산 사용 내역을 공개하는 등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있습니다. 위 빌드 더 월은 후원자들의 이름을 국경장벽에도 새길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난 13일 WP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전략무기사업 예산도 국경장벽 예산으로 전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을 정도로 트럼프 행정부는 국경장벽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콜페이지의 말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행정부가 세우는 국경장벽보다 미국 시민들이 세운 국경장벽을 더 빨리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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