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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들은 맥주 먹는데, 이해찬-황교안은 왜 안 만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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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혀 있던 국회 상황에서 20일은 어쨌든 한 줄기 가능성을 비친 날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세 사람이 맥주잔을 비우며 얘기를 나눴기 때문이다. 만나야 얘기가 되고 얘기를 하다 보면 접점이 보이고, 그래야 협상과 타협이 되는 건 상식이다. 결과를 떠나 “만나려는 노력 자체는 평가해야 한다”는 게 여의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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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광주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왼쪽)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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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이게도 이 상황에서 주목받는 게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한국당 황교안 대표다. 두 사람은 각각 전당대회를 거쳐 당을 대표하는 자리에 오른,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정당 정치의 리더들이다. 막힌 걸 뚫는 게 리더들의 몫이기에 두 사람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궁금증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두 거대 정당 대표들은 서로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책임 있는 양대 정당의 대표들이 서로를 백안시하는 건 한국 정치사의 희ㆍ비극이다. 두 대표 측은 공히 “원내 이슈는 원내대표들이 총괄한다. 더는 출구가 안 보일 때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운동권 vs 공안검사’라는 출발점부터 ‘총리를 지낸 7선 의원’ vs ‘총리 출신 차기 주자’라는 경력으로 볼 때 두 대표는 마주하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평행선 같은 관계를 지속할 공산이 크다.

◇이해찬
이 대표는 황 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해왔다. 네거티브보다 당 내부를 추스르고 경쟁력을 키우는 게 먼저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다 지난달 22일 폭발했다. 황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단단히 화가 난 이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제1야당 대표가 문 대통령을 가리켜 ‘김 위원장의 대변인’이란 표현을 할 수 있는가. 정치를 처음 시작한 분이 그렇게 입문해서 막판을 무엇으로 끝내려 하는가.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다시 한번 그런 발언을 하면 용납하지 않겠다.”

‘정치를 처음 시작했다’라거나 ‘정치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는 발언에서 보듯, 7선 정치인이자 먼저 ‘책임 총리’를 지낸 이 대표 입장에서 황 대표의 연륜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의 최근 행보를 보면, 두 발이 붕 떠 있는 것 같다. 제1 야당의 대표라기보다는 차기 주자로서의 정체성이 더 강해 보인다. 국회 이슈는 큰 변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황교안
황 대표가 “민주당 이 대표님, 만납시다”라고 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대신 황 대표는 줄기차게 “문재인 대통령과 1대1로 만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장은 청와대에 가려 민주당의 존재감이 엷다는 게 일차적인 배경이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현재까지는 민주당이 청와대에 밀렸다는 게 당 내외의 공통된 평가다. 이달 초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주류’인 이인영 의원이 큰 표 차로 당선된 게 이런 정서를 대변한다.

동시에 대통령과 대거리를 하면 황 대표의 정치적 덩치를 더 키울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렸다. 역대 대선주자급 정치인들은 권력의 정점에 서 있는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특히, 현 야권의 과거 유력 인사들의 전례가 그렇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면서 존재감을 키운 이회창 전 총리, 이명박 전 대통령과 타협하지 않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가 그렇다.

황 대표 측 핵심 인사는 “국정을 총괄하고 이끌어가는 사람이 대통령이다. 대통령과 제1야당 지도자가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눠야 꼬인 정국을 풀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호ㆍ김준영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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