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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학자금 대출 갚아줄게” 美 억만장자… 우리도 미담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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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미국 억만장자 로버트 스미스가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란타 소재 모어하우스 대학 졸업식 축사 중 올해 졸업생들의 학자금 융자액 전액을 자신이 갚아주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애틀랜타=AP뉴시스


미국의 한 대학 졸업식 연사로 나선 흑인 억만장자가 “졸업생들의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아주겠다”고 밝혀 화제입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앞선 19일 현지 사모펀드 최고경영자 로버트 F. 스미스는 흑인 졸업생들이 모인 가운데 조지아주 애틀랜타 모어하우스 대학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여러분의 학자금 대출을 갚고자 지원금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혀 환호를 끌어냈습니다. 그가 약속한 돈은 무려 4000만달러(약 478억원)에 달하며 학자금을 대출한 400명에게 지급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전체 학자금 대출 규모가 1조5000억달러(약 1790조원)를 돌파했다는 현지 자료가 있을 만큼 치솟는 교육비와 학자금 대출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서 스미스씨의 말에 “백텀블링을 하고 싶다”던 학생 반응도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독지가·교수도 장학금 기부…평생 땀방울로 감동 준 노부부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 따뜻한 대학교 기부 미담은 우리나라에도 종종 있었습니다. 지난 5월에는 익명의 독지가가 우석대에 ‘지역 인재 양성’에 힘이 되고 싶다며 1000만원을 전달했고, 30년 넘게 부경대에 몸담았던 교수가 세상을 떠난 뒤 그의 가족이 “경제 사정으로 어려운 학생을 돕고 싶다”던 고인 뜻을 따라 1억원을 기부했습니다. 앞선 4월에는 우수강의 교원으로 뽑힌 충남대의 한 교수가 학생들 덕분이라면서 장학금 1000만원을 학교에 전달했죠.

고(故)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 겸 해동과학문화재단 이사장은 지난 2월 서울대학교에 500억원을 기부했고, 김우영 전주교육대학교 총장도 앞선 1월 자신이 근무 중인 학교에 발전기금 1000만원을 기탁했습니다. 가수 홍진영씨도 지난해 한국장학재단에 1억원을 기부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했죠. 19년간 총 6억여원을 주민센터에 기부해 형편 어려운 학생을 도운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 현금과 주식 등 185억원을 기부한 초당대학교 설립자 고(故) 김기운 박사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노부부의 기부는 평생 그들의 땀방울이 만들어낸 숭고한 결과라는 것을 알기에 특히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립니다. 어려운 형편인데도 자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고 싶다며 채소 장사로 평생 모은 1억원을 전남대에 기부한 70대 할머니, 유산 환원이 차세대 인재를 이끄는 밑거름이라며 모교 계명대에 1만달러(약 1200만원)를 쾌척한 미국의 70대 이민 부부. 시가 400억원 건물·토지를 지난해 고려대에 기부한 90대 노부부는 우리에게 기부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고려대 측은 노부부의 건물과 토지를 현금화 한 뒤에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습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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