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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인사이드]美수입 ⅔ 가 중국산...희토류, 무역전쟁 새 변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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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보복 무기 희토류 만지작

10년간 전세계 생산 90% 차지

배터리·디스플레이 등에 사용

수출 제한 땐 첨단산업 직격탄

美, 濠 광산업체와 제휴하지만

생산량 확대에 시간·돈 손실 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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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전 세계 생산의 절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중동 원유에 비유됐던 중국산 희토류가 미중 무역전쟁 전면에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되는 국면에서 지난 20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희토류 공장 시찰에 나서면서 중국 정부가 덩샤오핑 시대부터 전략자산으로 활용해온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를 대미 무역전쟁의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미국의 화웨이 거래 제한에 중국이 희토류 수출 금지로 맞선다면 미중이 단순한 관세전쟁을 뛰어넘어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을 뒤흔드는 본격적인 경제전쟁으로 돌입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금지에 나설 것에 대비해 국내 희토류 분리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화학기업인 블루라인은 외국산 희토류에 의존하는 부품공급망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호주 최대 광산회사인 라이너스와 합작해 희토류 분리공장을 미국 텍사스주에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 ‘몰리코’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미국에 희토류 분리업체가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존 블루먼솔 블루라인 대표이사가 이날 밝혔듯이 합작법인 설립 결정은 “미국과 세계 시장에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곧 전 세계 공급을 틀어쥔 중국이 무역전쟁 과정에서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사태에 대비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중국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해왔다. 최근 호주 등 후발주자들이 희토류 생산에 가세하면서 지난해 비중이 70.6%까지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희토류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매장량도 중국이 단연 1위다. 중국 내 희토류 매장량은 지난해 기준 4,400만톤으로 브라질(2,200만톤)과 베트남(2,200만톤)의 매장량을 합한 규모다.

중국이 희토류를 통상전쟁의 무기로 휘두를 수 있는 것은 이 광물이 첨단산업의 핵심소재로 쓰이기 때문이다. 희귀한 17개 원소를 가리키는 희토류는 자성적·발광적 성질을 띠고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라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각종 첨단산업 부품에 필수적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전체 희토류 수입의 3분의2 정도를 중국에 의존하는 실정이어서 만에 하나 중국이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릴 경우 미국 산업 전반에 큰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역시 희토류 생산량의 9%를 차지하는 3위 생산국이기는 하지만 중국이 생산 및 매장량에서 워낙 압도적이어서 중국산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수차례 관세 폭탄을 날린 와중에 희토류가 대상 품목에서 제외된 것도 이 때문이다. USGS는 지난해 무역전쟁 발발 이후 중국의 희토류 카드에 대비해 희토류를 포함한 35개 광물을 경제·국방 면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지정하고 전체 수요량의 절반을 수입에 의존하는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나 첨단산업 발전과 함께 갈수록 늘어나는 수요를 충당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도 희토류의 중요성 때문에 외교전쟁에서 이를 결정적 보복수단으로 악용하기도 한다. 2010년 동중국해에서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을 벌였을 당시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전날 무역협상 책임자인 류허 부총리를 대동해 희토류 시설 시찰에 나서자 외교·통상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카드로 희토류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화웨이에 대한 부품공급 차단에 맞서 중국도 미국에 물자 공급을 끊을 수 있다는 경고를 날렸다는 것이다.

미중 간 신경전이 고조되는 가운데 희토류 전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질 경우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첨단부품사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중국산 희토류 수입이 줄어든다면 미국이 부족분을 채울 수는 있겠으나 생산량을 늘리는 데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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