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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부산대 학생들 "건물 낡아 안전조치 요구했는데 흐지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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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지 26년 작년 첫 육안 점검…'B등급 문제없다' 결론

현장 식당 오고 가는 길 '하마터면 대형 인명피해 날 뻔"

사고 직후 건물폐쇄…학생들 "벽돌 마감 건물 많아 불안"

연합뉴스

건물 외벽 벽돌 와르르 무너진 부산대 건물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21일 오후 2시 10분께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미술관 건물 외벽 벽돌들이 떨어진 모습. 2019.5.21 [부산경찰청 제공] wink@yna.co.kr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벽돌 더미가 떨어진 곳은 평소 학생들이 식당으로 오가는 지름길이에요. 벽돌이 1~2시간 일찍 떨어졌다면 대형사고가 났을 수도…"

21일 외벽 벽돌 붕괴사고가 발생한 부산대 미술관에서 평소 수업을 듣는 예술대학 소속 4학년 A(23)씨는 사고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A씨는 이날 미술관 인근 조형관에서 수업을 듣다가 굉음과 함께 사고를 접했다.

창문으로 내다본 미술관은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A씨는 말했다.

A씨는 "벽돌 수백개가 바닥에 이리저리 놔 뒹굴었고 한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며 "미술관에서도 수업을 듣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붕괴사고로 미술관 외벽 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미화원(68)이 벽돌 더미에 깔려 숨졌다.

외벽 붕괴사고가 난 미술관은 1993년 3월 건립됐다.

지은 지 26년 된 건물이지만 건물 곳곳에 금이 가고 외벽 마감재인 벽돌이 군데군데 빠져 불안했다는 것이 학생들 전언이다.

예술대학에서 미술관과 예술관을 제외하면 대부분 신축 건물이라 학생들이 체감하는 미술관의 노후 정도는 더욱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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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외벽 벽돌 와르르 무너진 부산대 건물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21일 오후 2시 10분께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미술관 건물 외벽 벽돌들이 떨어진 모습. 2019.5.21 [부산경찰청 제공] wink@yna.co.kr



미술학과 B(22)씨는 "계단이나 내부 벽면에 금이 많아 학생들이 불안한 마음에 학교 측에 안전조치나 건물 신축 요구를 했다"며 "하지만 대체 공간 마련이나 기자재 보관 등의 문제로 흐지부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지난해 처음 맨눈으로 미술관 건물을 살피는 정밀점검을 한 결과 즉각 보수가 필요하지 않은 B등급이 나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미술관 건립이 30년이 되지 않아 정밀안전진단은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미술관을 임시 폐쇄한 뒤 뒤늦게 정밀안전진단을 하고 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수업은 다른 건물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다른 단대 학생들도 우려를 표했다.

학내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부산대에 미술관같이 오래된 건물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붉은벽돌을 마감재로 사용한 건물도 많아 불안한데 당장 학교 측이 안전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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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 외벽 붕괴한 부산대 미술관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21일 오후 2시 10분께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미술관 건물 외벽이 붕괴해 떨어진 벽돌들이 바닥에 나뒹구는 모습. 2019.5.21 [부산소방본부 제공] wink@yna.co.kr



경찰은 사고현장 주변을 통제한 채 추가 피해자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학교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건물 4∼5층 외벽 벽돌 수백장이 한꺼번에 떨어진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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