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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 눈] 사업비로 교직원 요가·회식…수백억 들인 흡연 예방 ‘엉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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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의 흡연율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지만, 청소년은 다릅니다.

최근 2년간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더 강력한 금연 대책을 내놨습니다.

먼저, 경고 그림 크기를 현재 담뱃갑 면적의 절반에서 75%로 늘립니다.

경고 그림을 가리는 꼼수를 차단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용이 늘고 있는 전자담배에도 경고 그림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과일, 요거트 같은 향을 첨가한, 이른바 가향 담배는 점차 줄여 금지합니다.

청소년들의 흡연을 유인하는 요소를 줄이고 차단하겠다는 겁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금연교육도 강화하기로 했는데요.

정작 기존에 학교 현장에서 하는 흡연 예방사업을 들여다봤더니 엉터리였습니다.

박 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금연 교육에 사용하는 모형 폐입니다.

타르가 쌓여 검게 변한 모형 폐가 흡연의 위험을 경고합니다.

전국의 초중고에서는 2015년부터 학생들의 흡연 예방과 금연을 위한 사업을 시행 중입니다.

하지만 교육 대부분은 형식에 그칩니다.

[고등학생/음성변조 : "절반은 자고 듣는 사람도 있고 그 시간에 공부하거나 그래요."]

학생 교육과 교직원 연수 등에 해마다 3~4백억 원을 쓰는데, 엉망이었습니다.

감사원이 전체 만 천여 학교 중 3천여 학교를 추려 분석하니, 사용한 예산 4분의 1이 흡연 예방과 직접 관련이 없었습니다.

수건을 사서 나눠 갖거나 구급함을 구매해 학생들에게 나눠준 학교도 있었습니다.

교직원들의 회식이나 요가 동아리 강사 초빙에 예산을 쓴 학교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흡연 예방사업 예산의 절반 이상을 엉뚱한 데 쓴 학교가 2년 새 2배 넘게 늘었습니다.

청소년 금연에는 오히려 나쁠 수 있는, 니코틴 보조제를 사서 나눠준 학교도 160여 곳에 이릅니다.

[이복근/청소년건강활동진흥재단 사무총장 : "의료적 지식이없는 분들이 아이들에게 니코틴패치라든가 니코틴껌이라든가 각종보조제를 준다 이거는 상당히 위험합니다."]

정부는 제대로 실태 점검도 않다가 뒤늦게 조치에 나섰습니다.

[정영기/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 : "올 연말에 별도로 저희가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고요. 예산을 소모품에 100% 사용한다든가 이런 일이 없도록 예산 쓸 수 있는 범위를 정해 놨고요."]

정부가 청소년 흡연예방 사업을 더 강화하기로 했지만, 이대로라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박찬 기자 (cold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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