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꾸준한 김광현, 살아난 양현종… 샘솟는 동반 태극마크 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강 마운드 프로13년차 동갑 친구… 시기 엇갈려 대표팀 동료는 못 해
한국일보

동반 태극마크를 꿈꾸는 동갑내기 친구 SK 김광현과 KIA 양현종.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간판 투수 SK 김광현과 KIA 양현종(이상 31)이 ‘약속의 5월’을 만들고 있다.

‘88둥이’로 우애가 각별한 둘은 어느덧 프로 13년차에 접어들었다. 김광현은 기복 없는 투구로 22일 현재 벌써 7승(1패)을 수확했다. 7승 가운데 3승은 5월에 쌓았다.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시속 150㎞ 강속구, 날카로운 슬라이더 두 구종에 느린 커브를 더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탈삼진(73개)을 뽑아냈다.

시즌 초반 에이스 명성에 걸맞지 않은 부진한 투구로 고개를 숙였던 양현종은 이달 들어 위용을 되찾았다. 4월까지 6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5.01에 그쳤지만 5월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00(27이닝 3실점)의 특급 성적을 남겼다.

리그 정상급 투수들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둘의 동반 태극마크 희망도 샘솟았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2006년 청소년 대표팀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합작했다. 하지만 2007년 프로에 진출한 이후로는 서로 활약 시기가 엇갈려 대표팀에서 연이 닿지 않았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뿐, 올림픽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메이저 국제 대회에서 같이 뛰어본 적이 없다.

올해 11월 열리는 프리미어 12 대회는 이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이 대회는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렸다. 양현종은 지난 3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김)광현이와 함께 국제대회에 나간다면 부담을 나눌 수 있고, 13년 전 세계청소년대회 기억도 날 것”이라며 “성적까지 내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김광현 역시 대표팀에서 절친과의 재회를 기대하며 “실력으로 당당하게 대표팀의 부름을 받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 구단의 이닝 및 투구 수 관리를 받으며 무사히 완주한 김광현은 올해 개인적으로 200이닝 목표를 세웠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180이닝을 던지고, 대표팀에서 20이닝을 소화하겠다는 자세다. 올 시즌도 ‘건강한 김광현’을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염경엽 SK 감독은 투구 수 관리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 경기 투구 수를 100개 미만으로 묶는 대신 다섯 차례 정도는 선수 의지에 따라 100개 이상을 던질 수 있도록 허락할 방침이다. 3월 23일 KT와 개막전에서 110개를 던져 김광현에게 남은 기회는 네 번이다. 염 감독의 뜻을 받아들인 김광현은 “적은 투구 수로 길게 던지겠다”고 했다.

2015년부터 4년 연속 180이닝을 던진 양현종은 피로가 누적될 법도 한데 결국 실력으로 ‘혹사 우려’를 떨쳐냈다. 시속 140㎞ 초반대에 머물던 직구를 최고 147㎞까지 끌어올렸고, 제구력에 더욱 신경을 써서 반등했다. 코칭스태프에서 휴식을 주려고 해도 양현종은 에이스의 책임감으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고, 이제 최하위에 처진 팀을 끌어올릴 일만 남았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