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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의사 표시라지만... ‘임대주택= 난민촌’ 비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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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110번지 일원에 들어서는 공공택지지구에 반대하는 인근에 있는 한 시범단지 아파트 내에 내걸린 현수막 문구.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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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확정 고시한 ‘성남 서현공공주택지구’ 지정에 반대(본지 1월 10일자 16면 보도)하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한 시범아파트단지대책위원회가 ‘임대주택’을 ‘난민촌’으로 비하하는 현수막을 내걸어 논란이다. 또 ‘학군추락’ ‘학군지옥’ 등 임대주택자를 폄하하는 표현도 담겨 있어 인권침해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근 시범단지에서는 임대주택 입주대상자(청년임대 1,500세대 기준)가 유흥업소 직원이거나 부랑아보호시설 퇴소자 등 잠재적 범죄자들이라는 허위사실을 담은 전단지까지 배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서현동 A시범단지아파트 입주민들에 따르면 단지 맞은편 서현동 110번지 일원의 공공주택지구 지정 반대를 위해 아파트대책위 차원에서 노란색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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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110번지 일대에 공공주택지구 조성 추진에 반대하는 한 시범단지아파트대책회의가 단지내에 '임대주택'을 '난민촌'이라고 비하한 현수막을 내걸어 놓고 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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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날 오후 현장 확인 결과 단지 입구와 단지내 도로 등에는 ‘누구위한 희망타운? 우리에겐 절망타운!’, ‘교통재앙 학군추락(지옥) 지구지정 결사반대’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특히 ‘난민촌’에 빗댄 현수막은 226동과 227동 사이에서 확인됐다. 현수막에 적힌 문구는 ‘임대주택 때려 박아 서현동을 난민촌으로 만들거냐?’라는 내용이다.

이 현수막은 중앙도로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있어 외지인이 찾아 볼 수 없도록 돼 있지만 택배 및 배달기사와 주민들에게는 쉽게 노출돼 있다. 또 인근에 유치원과 중학교가 위치해 있어 아이들이 등하교 시간에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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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110번지 일대에 공공주택지구 조성 추진에 반대하는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단지내에 '학군추락'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어 임대주택 입주자들을 비하해 논란이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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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단지 주민들도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기존 도로에 아파트만 지으면 교통대란, 학교부족이 뻔한 상황 아니겠느냐”며 “더욱이 임대주택이기 때문에 솔직히 주변 집 값을 하락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난민촌’이라는 표현은 좀 과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민은 “아이들이 ‘임대주택에 살면 다 난민’이라는 인식을 심어줄까 싶다”며 “반대하더라도 표현만큼은 순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아파트대책위 관계자는 “우리의 절박한 심정이 담겨 있는 것이고, 향후 학교가 부족한 것을 해결하자는 차원에서 그런 것”이라며 “상대방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 관련 내용이 담긴 현수막 2개를 모두 철거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3일 서현동 110번지 일원 24만7,631㎡를 ‘서현공공택지지구’로 확정 고시했다. 서현공공주택지구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총사업비 5,0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3년 신혼희망타운(분양)과 청년층을 위한 행복주택(임대) 1,000~1,500가구 등 모두 2,500여 가구의 공공주택을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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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동 110번지 일원에 들어서는 서현공동주택택지지구 내 청년임대 아파트 입주할 대상자들을 잠재점 범죄자 등으로 표현한 전단지. 익명 제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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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