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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日·英 이통사, 스마트폰 발매 연기…화웨이 고립 심화(종합3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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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도시바 등 거래 중단 확산…미 정부 제재 조치 동참

대만 이통사도 판매중단 가세…화웨이 "파나소닉과 협력 계속" 주장

(도쿄·상하이·타이베이=연합뉴스) 김병규 차대운 특파원 김철문 통신원 = 중국 거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봉쇄·제재 조치에 일본과 영국, 대만 등의 관련 기업이 속속 동참하고 나서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의 고립이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이동통신사들이 화웨이의 신기종 스마트폰 판매를 무기한 연기한 가운데 전자제품 제조사 파나소닉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한 데 이어 전기기기 제조업체인 도시바도 이 대열에 합류하기로 했다.

23일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미국 정부가 화웨이 제품에 대해 판매금지 조치를 한 것과 관련해 해당 제품의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파나소닉은 교도통신에 "현재, 미국 조치의 자세한 내용을 확인 중"이라며 "우리로서는 그(판매금지 조치) 내용을 준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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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 있는 전자업체 파나소닉의 전시장 로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나소닉은 미국 기업들로부터 조달받은 부품과 기술을 활용해 새 부품이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화웨이에 공급해 왔다.

이에 대해 화웨이 측은 파나소닉과의 업무협력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경제지 21세기선구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파나소닉은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서 쌍방은 여러 영역에서 긴밀한 협력을 유지해왔다"며 "파나소닉과 화웨이의 모든 업무 협력은 정상적으로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웨이 측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의 거래 중단은 확산하는 상황이다.

도시바는 이날 오후 화웨이에 공급하는 제품에 미국산 부품이 포함돼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해당 제품 출하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출하를 중단한 제품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전자 부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일본 기업은 화웨이에 공급하는 전자 부품이 미국의 금수 조치에 저촉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며 이로 인한 여파가 확산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일본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화웨이에 납품하는 부품이나 소프트웨어가 미국 정부의 판매금지 조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16일 안전보장상의 우려를 이유로 미국 기업의 수입을 금지하는 거래 대상 리스트에 화웨이와 관련 회사 68곳을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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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화웨이 제품에 대한 미국 정부의 판매금지 조치가 자국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전자제품의 부품 분야 등에서 지금까지 화웨이와 거래 실적이 있는 일본 기업은 100곳 이상이라고 NHK는 보도했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품 수입금지 조치는 일본, 영국, 대만 등 이동통신사의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중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이통사인 KDDI(au)와 소프트뱅크는 오는 24일로 예정된 화웨이의 스마트폰 신제품 시판 계획을 지난 22일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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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일본의 다른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도 올해 여름 시판 예정이던 화웨이 스마트폰 예약 접수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저가 통신사인 라쿠텐모바일, UQ커뮤니케이션즈 역시 화웨이 새 스마트폰 발매를 연기했다.

영국에서도 이통사 EE가 화웨이의 첫 5G 스마트폰인 '메이트 20X'의 출시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고, 또 다른 대형 이통사인 보다폰 역시 화웨이의 5G 스마트폰 사전예약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

영국의 세계적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은 직원들에게 화웨이 및 자회사와의 사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대만 이통사도 가세했다.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중화텔레콤, 타이완모바일, 파이스톤, 아시아퍼시픽텔레콤, 타이완스타텔레콤 등 대만의 5개 이통사도 화웨이의 신규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의 스마트폰 제품은 계속 판매한다.

대만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글과 화웨이의 거래중단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구글스토어에서 앱을 갱신하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화웨이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대만에서는 화웨이의 제품을 막 구매한 이용자들에 대해 환불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목소리가 소비자단체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는 한국 이통사 KT 역시 작년 10월 발매한 화웨이의 스마트폰 재고가 소진되면 화웨이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KT는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KT 관계자는 "화웨이 제품이 순조롭게 판매되고 있다. '화웨이 사태'와 관련해 판매중단 등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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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화웨이 매장 밖에서 한 여성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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