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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봉준호 "한국영화 100주년에 칸이 주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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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참석 통보 받고 안도의 한숨"

"심사위원 '만장일치'였다고 들어"

서울경제


“한국 최초의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인데 마침 올해가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이잖아요. 칸 영화제가 한국영화에 의미가 큰 선물을 준 것 같습니다”

영화 ‘기생충’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봉준호(50·사진) 감독은 25일(현지시간) 영화제 폐막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런 상황이 오리라고 상상 못 했다. 지금 마치 판타지 영화(를 찍고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감격했다. 봉 감독은 “이런 순간을 지난 17년간 같이 작업했던 송강호 선배와 함께해서 기쁘다”며 “지금 정신이 없고, 수습과 정리가 안 됐다. 조용히 술 한잔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상식에 참석하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며 “고국에 돌아가서 돌팔매는 맞지 않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자신과 같은 젊은 세대의 감독이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준 선배 감독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그는 “2006년 시네마테크 프랑스에서 김기영 감독의 대규모 회고전을 한 적이 있다. 그때 프랑스 관객들이 열광적으로 김기영 감독의 영화를 봤다”며 “제가 상을 받고 ’기생충‘이 관심을 받게 됐지만, 제가 어느 날 갑자기 한국에서 혼자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 김기영처럼 많은 위대한 감독들이 있다. 한국영화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행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구로사와 아키라, 중국의 장이머우와 같은 아시아의 거장을 능가하는 많은 한국의 마스터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올 한 해 동안 많이 알려졌으며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르 영화’ 감독이라고 불리는 데 대해서는 “’기생충‘은 내가 해오던 작업을 계속해 온 것이고 비록 내가 장르의 법칙을 부수기도 하고 뒤섞긴 하지만 나는 장르 영화 감독”이라며 “이냐리투 심사위원장이 ’전원 만장일치‘였다고 했는데, 놀랍다. 장르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자 팬으로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시나리오를 쓸 때 카페에서 쓰는데, 뒤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소음 등에서 여러가지 자극이나 아이디어를 얻으면서 쓴다”며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대사와 장면이 어떤 장르적 분위기인지 의식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 두 가족을 통해 빈부격차라는 사회문제를 지적하는 블랙 코미디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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