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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경북형 일자리] 도시 청년·부부 찾아와 창업…시골마을에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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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경북도가 추진 중인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사업을 계기로 문경에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개업한 도현우 대표(왼쪽 다섯째)와 직원들. [사진 제공 = 경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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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살던 양진영 씨(38·여)는 최근 부모님의 고향인 경북 의성군에 내려와 북카페를 오픈해 운영 중이다. 북카페에는 의성 사과와 자두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음료와 베이커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양씨는 카페 운영 이외에도 대학에서 전공한 미술 분야 특성을 살려 그림 그리기와 꽃꽂이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도 준비 중이다.

지난 1월 의성에 내려와 이제 5개월째 시골 생활에 접었들었지만 양씨는 생활에 크게 만족하는 중이다. 양씨는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분들이 카페를 찾아주고 있고 의성에도 이런 카페 공간이 생겨서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며 "앞으로 중장년층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소규모 복합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활동하던 사진작가인 박준식 씨(37)도 최근 의성군에서 창업을 했다. 그는 의성의 특색 있는 자연과 공간을 살린 웨딩상품을 개발해 촬영 작업을 하고 있다. 박씨는 의성에서 다채로운 콘셉트를 개발해 차별화된 사진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외에도 의성에는 수제막걸리 양조장과 보리 보조식품, 의성 사촌마을 카페를 준비하는 청년 4명도 창업을 준비 중이다.

이들이 모두 의성에서 창업을 하게 된 배경은 경북도가 추진 중인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사업 덕분이다. 의성군은 만 65세 이상 고령화 비율이 39.2%로 전국에서 지방 소멸 위험지수가 가장 높은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 창업이 이어지자 의성군도 크게 반색하고 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청년들이 의성에서 새로운 꿈을 꾸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의성에 많이 유입돼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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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의 청년 일자리 사업이 지역 경제와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다. 이 사업은 경북도가 전국 만 39세 이하 청년들을 대상으로 사업 공모를 통해 사업 자금과 정착비 등을 최대 2년간 연 3000만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경북도는 2020년까지 도시청년 300명 유입을 목표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사업은 청년 유입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문경시 산양면 현리에 위치한 한옥 게스트하우스 '화수헌'이다. 이곳은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도원우 씨(37)가 지난해 9월부터 대학 선후배 5명과 함께 창업한 곳이다.

게스트하우스는 200년 된 전통 한옥 2채를 리모델링해 마련했다. 이곳은 다과를 즐길 수 있는 카페와 청년 창업 공간도 갖췄다. 전국에 입소문을 타고 예약이 밀려들면서 개업 이후 최근까지 1만여 명이 다녀갔다. 40여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청년 커플 창업 지원' 사업도 청년 정착과 일자리 창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청년 부부를 대상으로 운영 중인 이 사업은 타 시도의 39세 이하 청년 부부가 경북도 내 지역으로 이주해 창업하면 커플당 6000만원의 정착 활동비와 사업화 자금을 지원해 주는 것이다.

사업 분야는 경북의 인물, 역사, 특산물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창업과 창작활동 등으로 청년들의 신선한 아이템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지역의 자원과 결합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가능하다. 성주군에 정착한 '씨드 컨테이너'팀의 경우 가정용이나 장식용 친환경 도자기 제품을 생산하고 체험 시설을 운영하면서 지역 명소가 되고 있다.

또 영양군에 있는 '어수리 나물을 이용한 건강한 밥상' 팀은 산나물인 어수리를 활용해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안동에 정착한 '벽화마을, 그림 그리고 수다팩토리'팀은 그림책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인근 초등학교 그림책 수업 장소로 지정됐고, 경북권 교사들의 그림책 모임에 대관을 하기도 한다.

청년커플의 지역유입은 학령기 인구 증가와 출산에 따른 인구증가 효과도 가져온다. 실제 지난해 지원팀의 경우 지원 당사자 외 6명의 자녀 유입 성과가 있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10팀(20명)이 청년커플 창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각자 내실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성근 경북도 일자리청년정책관은 "청년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지역 자원을 활용해 지역과 상생 화합을 한다면 고령화된 지역이 생기를 되찾고 사람이 모여드는 곳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며 "청년커플창업지원은 청년일자리 창출과 인구 양극화 해소, 도농균형발전이라는 일석삼조의 성과가 기대되는 시책"이라고 말했다.

[안동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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