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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경북형 일자리] 공장용지를 1%대 임대료로…파격의 경북형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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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경북도는 구미형 일자리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경북형 일자리 모델` 을 포항 구미 등 경북 전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사진은 경북 안동에 위치한 경북도청 신도시 전경. [사진 제공 = 경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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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경북도는 청와대에서 낭보를 전해 들었다.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 수석이 올해 초 광주시와 현대차가 만든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이어갈 제2의 지역으로 구미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다. 구미형 일자리 모델은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이 유력하다.

이를 계기로 경북도와 구미시는 LG화학에 구미형 일자리 사업을 제안하고 지난 7일 LG화학에 투자 제안서도 제출했다. LG화학은 제안서를 검토한 후 조만간 투자 규모를 확정하고 경북도·구미시와 실무 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임금협력형과 투자촉진형 중 투자촉진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임금협력형은 광주형 일자리 모델로 자동차 등 고임금 분야에서 임금을 삭감하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임금을 보존해주는 형태지만 투자 촉진형은 임금은 그대로 두고 기업이 투자하면 노·사·민·정 협약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가 복지·주거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경북도는 LG화학의 투자 규모 등이 확정되면 구미 5국가산업단지 용지를 매입해 1%대의 임대료로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할 예정이다.

이처럼 경북도가 구미형 일자리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경북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는 구미 경제가 많이 어려워서다. 구미 국가산업단지 근로자는 2015년 10만3818명에서 지난해 10만명(9만419명) 밑으로 감소하는 등 매년 줄어들고 있다. 산업단지 가동률도 매년 떨어져 지난해는 68%까지 추락했다. 이 때문에 경북도는 구미형 일자리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이를 '경북형 일자리 모델' 로 확대해 가겠다는 각오다.

경북도 관계자는 "LG화학과 이달 중으로는 본격적인 실무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며 "구미형 일자리 모델을 성공시켜 경북형 일자리 모델로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북도가 내세우고 있는 '경북형 일자리 모델'은 상생형 지역 경제 모델이다.

이는 지역의 모든 인적 물적 인프라와 역량을 투입해 기업을 유치하고 투자 규모와 내용에 따라 기업 경영에 필요한 행정 지원을 전폭적으로 뒷받침하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 단순한 투자나 기업 유치 수준을 넘어 지역의 경제 주체인 노·사·민과 지자체 모두가 양보와 협조를 통해 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해 나가는 것을 모델로 삼고 있다.

내용적으로 보면 경북형 일자리 모델은 광주형 일자리와는 차별화된 '기업 친화 모델'이다. 행정이 기업의 투자를 요구하거나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이 먼저 기업이 요구하거나 필요한 사항을 최대한 지원하고 고용 창출 계획에 따라 지원 범위를 넓히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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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형 일자리 모델은 '기업을 위한 경북'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경북은 경북형 투자 유치 인센티브와 경북형 일자리 상생 지원, 경북형 기업경영 지원 모델을 목표 달성의 가치로 두고 있다.

먼저 투자 유치 특별 인센티브 모델은 파격적인 용지 제공이다. 경북도와 해당 시·군에서 공동으로 용지를 임대료 1%대의 사실상 무상으로 제공해 기업 이전이나 유치 초기에 용지 매입비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초기 운영자금의 활용성을 높여 안정적인 기업 투자와 운영에 도움을 주기 위한 전략이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최근 '경북도 기업 및 투자유치 촉진 조례'를 개정하고 산업용 용지를 매입해 임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경북형 일자리 상생 지원은 투자 기업의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기여도에 따라 지원된다. 고용 촉진 우수기업에는 다양한 보조금 지원과 함께 기숙사, 식당, 휴게실 등 근로환경 개선비도 우선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근로자 복지 혜택도 제공해 자산 형성 지원과 자기계발, 여가생활 지원, 건강관리 등 복리 증진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근로자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지역 미분양 아파트를 장기임대로 전환해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경북형 기업경영 지원 모델은 기업의 투자 여건 개선 및 경영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관내 도로 건설과 상하수도 시스템, 산업전력 시설, 산업단지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연구개발센터 건립 지원 등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원을 할 계획이다.

경북형 일자리 모델은 우수 전문 인력 확보를 지원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인력 확보 문제는 수도권 외 지방 투자 시 기업의 가장 현실적인 고민 중 하나다.

경북도는 구미형 일자리 모델을 시작으로 포항형 일자리, 경주형 일자리 모델로 확대해 '경북형 일자리 모델'을 구체화하겠다는 각오다. 경북도가 구상 중인 포항형 일자리 모델은 차세대 배터리 파크 조성 사업이며 경주형 일자리 모델은 전기상용차 생산 공장 건립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형 일자리 모델을 확산해 기업하기 좋은 경북에 새바람을 불게 하겠다"며 "기업의 성공과 발전을 통해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데 도정의 방향과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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