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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아재술서 감성술로...담금주가 젊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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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꽃·커피 등에 설탕·술 붓고

며칠간 숙성시키면 나만의 술 완성

개인취향따라 종류·당도 선택 가능

만드는 재미에 2030사이서 인기

담금용 소주 판매량 연 10%씩 증가

초간단 담금주 키트도 완판 행진

#소문난 ‘애주가’인 20대 직장인 성모씨의 취미는 담금주 만들기다. 스페인 전통음식인 ‘빠에야’와 곁들여 마실 과실주 ‘샹그리아’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다양한 담금주를 만들고 있다. 아버지가 전해주신 탱자로 ‘탱자주’를 만들어 먹고, 얼마 전에는 그녀가 좋아하는 과일인 체리로 체리주까지 담았다. 성씨는 “담금주의 매력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과일을 선택할 수 있고 설탕으로 당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담금용 소주를 붓고 며칠 숙성시키면서 과일의 향과 색이 진하게 우러나오는 변화를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라고 말했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담금주 만들기가 새로운 ‘주(酒)류’ 문화로 떠올랐다. 특히 인삼·칡·야관문 등 약초에 국한됐던 재료가 레몬·딸기·커피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젊은 여성 소비자들도 담금주의 세계에 푹 빠졌다. 소비층이 넓어지면서 아재들만 마시는 독주로 인식되던 담금주가 개인의 취향을 담은 ‘갬성술’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12일 롯데주류에 따르면 ‘처음처럼’ 담금용 소주의 판매량은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특히 소용량으로 담금주를 만드는 소비자가 늘면서 1.8ℓ짜리 소용량 담금용 소주의 판매 비중은 27%(2016년)에서 지난해 30%까지 성장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담금주 레시피가 공유되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들이 담금용 소주를 구입하고 있다”며 “담금주는 이제 고리타분한 술이 아닌 트렌디한 술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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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재료를 일일이 구입하는 불편함을 덜어준 ‘담금용 키트’까지 등장했다. 유리병 안에 건조된 과일 또는 약채가 담겨 있어 소주·보드카·와인·럼 등 선호하는 종류의 술만 구입해 따라 붓고 밀봉하면 담금주를 쉽게 완성할 수 있다. 담금용 키트는 젊은 소비층의 취향을 겨냥해 기존 담금주용 유리병보다 얇고 길게 디자인했으며 유리병의 목 부분에는 술을 담근 날짜를 기록할 수 있는 메모지까지 구성했다.

특징적인 것은 담금주의 큰 손이 2030 젊은 세대로 옮겨간 점이다. 이커머스업체 티몬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담금주 갈색설탕, 유리병 등 담금주 관련 용품을 구매하는 소비층의 연령대 비중을 살펴본 결과 30대가 36%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20대와 40대가 각각 25%, 12%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6년 14%를 차지하던 20대의 비중이 3년 새 크게 증가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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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금주 키트 구매자만 따로 살펴보면 20대가 40%로 가장 높았고 30대(35%), 40대(11%) 순으로 나타나 젊은 층의 구입이 우세했다.

담금주 키트는 선물용으로도 인기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밀키트 브랜드 ‘심플리쿡’은 지난 5월 어버이날을 맞아 건조된 카네이션을 허브와 조합한 ‘카네이션담금주키트’를 선보였다. 이 제품을 비롯한 ‘야관문담금주키트’와 ‘천년초담금주키트’는 심플리쿡의 담금주 제품 중 매출 상위 3위권에 올랐다.

심플리쿡에서 지난 4월부터 판매한 담금주 키트의 1차 물량(1,100개)은 조기 완판됐고 추가 입고된 2차 물량(1,000개)도 90% 수준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현재 3차 물량이 추가로 준비됐다. GS리테일 관계자는 “20~40대 여성 고객들이 선물용으로 많이 찾고 있으며 유명 방송에서 ‘야관문주’가 화제가 되며 야관문담금주키트가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이라고 전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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