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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근로자 외면에 결국… 르노삼성 노조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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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파업 이탈률 60% 넘어 / 노조, 8일 만에 전면 투쟁 철회 / 임단협 잠정 합의… 14일 표결 / “지역경제 등 사회적 책임 인식” / 노사 상생 공동선언문도 채택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난항으로 전면파업에 들어갔던 르노삼성차 노조가 파업 선언 8일 만인 12일 파업을 철회했다. 노조가 파업 도중 철회를 선언한 것은 이례적이다. 노사는 전면파업과 부분 직장폐쇄를 철회한 직후 잇따라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두 번째 잠정합의안도 도출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이날 오후 6시 부산공장에서 2018년 임단협 재협상 협의를 시작한 지 2시간 40분만인 이날 오후 8시 40분쯤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지난달 16일 첫 번째 잠정 합의에 이은 두 번째 합의다.

이전 합의안을 기초로 생산 안정성 확보를 위한 평화 기간을 갖는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을 추가로 채택했다. 이 선언문에는 노사가 지역 경제 및 협력업체 고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신차 출시와 판매에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노조는 이번 합의안을 14일 조합원 총회에 올려 찬반투표를 한 뒤 최종 추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6월부터 2018년 임단협 협상에 들어갔으나 난항을 겪다가 지난달 16일 보상금 100만원 지급, 성과급과 생산성 격려금 지급, 근무조건 개선 등에 합의하고 첫 번째 잠정합의안을 끌어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열린 전체 조합원 총회에서 51.8% 노조원이 반대하면서 잠정 합의를 부결시켰다.

이후 노사는 전면파업과 부분 직장폐쇄로 맞섰다. 노사 갈등은 극한까지 치달았다. 조합원들의 파업 이탈률이 60%가 넘는 상황에서 회사 측은 노조에 이날까지 파업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할 것을 최후 통첩했다. 파업 기간 생산 차질로 발생한 업무손실에 대해서도 노조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며 압박했다. 생산 차질액은 하루 1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회사는 추산했다. 이날 오후 노조가 파업을 전격 철회하고 재협상에 들어가 결국 잠정 합의를 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달 첫 번째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사례를 고려해 이번 잠정 합의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회사와 노조가 모두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피하고자 최선의 노력으로 협상에 임해 잠정합의안을 끌어냈다”며 “이번 합의를 최종 타결로 연결해 회사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조합원은 “전반적으로 파업 철회를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노조 집행부가 떨어지는 파업 동력을 무시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협력업체 직원은 “하루빨리 사태가 마무리되는 것밖에 바라지 않는다”며 “노사 모두 감정싸움만 하지 말고 하루하루 생계 걱정에 불안해하는 협력업체 직원들도 좀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부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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