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씨 남편 "깨 보니 숨쉬지 않아 신고…이유는 몰라"
경찰, 의붓아들 숨지기 전 고씨 부부 행적 파악 주력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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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일 고유정의 충북 청주 집에서 숨진 의붓아들 A군(4)은 전날 현 남편 B씨(38)와 함께 잔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청주상당경찰서에 따르면 A군은 숨지기 전날 친아버지인 B씨와 같은 방에서 잤고, 고유정은 다른 방에서 잠들었다. 당시 집에는 고씨 부부와 A군만 있었다. 고씨 부부는 3월 2일 오전 심정지 상태의 A군을 확인하고 이날 오전 10시쯤 소방에 신고했다. B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자고 일어나 보니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아 119에 신고했다”며 “왜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A군은 숨지기 이틀 전인 2월 28일 제주도 친가에서 고씨 부부가 사는 청주로 왔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아들과 함께 살기 위해 데려온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사인을 수사한 경찰은 “질식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를 받았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망 원인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A군의 몸에서 외상이나 장기 손상은 없었으며, 약물이나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A군이 숨지기 전날 감기약을 먹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난 석달간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조만간 고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A군이 왜 사망했는지 단정 짓기 어렵다”며 “타살, 과실치사, 자연사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3일 전남 완도군 고금면 가두리양식장 인근 해상에서 해양경찰이 의심 물체가 담긴 비닐봉지를 찾고 있다. 해경은 부패한 물체가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가 있었다는 어민의 신고를 전날 접수하고 '고유정 사건'과 관련성을 확인하고자 수색에 나섰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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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붓아들 사망 사건을 별도 수사하는 상당경찰서는 제주지검과 고유정 조사 일정을 협의 중이다. 경찰관계자는 “A군의 사망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변사 사건 특성 상 일반 강력사건과 달리 단기간에 수사를 마치진 않을 것”이라며 “고유정에 대한 조사는 25일 이후에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씨의 현 남편 B씨는 제주도 출신으로 2010년부터 충북 제천ㆍ청주에서 살았다.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와 2017년 재혼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 부부는 연초부터 주로 제주도에 내려가 생활을 했고 청주 자택을 가끔 들렷다”며 “A군이 숨지기 직전에도 제주도에 체류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근 고씨가 사는 청주 상당구의 한 아파트에서 확보한 휴대전화, 컴퓨터 등에 기록된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A군 사망 일 전후의 고씨 부부 행적을 파악하고 있다. 또 고씨와 B씨의 통화 기록, SNS 대화, 병원 처방 내용 등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인 탐문수사와 전문가 자문 등도 병행하며 A군의 사인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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