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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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에서 양식업을 하는 어민 A씨는 12일 오후 5시 45분쯤 양식장을 청소하다 풍선처럼 부풀어 물 위에 떠있는 검은 비닐봉지를 시설물 사이에서 발견했다. 비닐 봉지는 한눈에 봐도 다른 쓰레기와는 달랐다. 평상시에 떠내려오는 봉지 쓰레기는 물에 잠긴 채 떠다니지만, 이 봉지는 유독 물 위에 동동 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A씨는 봉지를 건져 올렸다. 봉지의 길이는 40㎝ 내외로 추정됐다. 봉지를 내려놓자 둔탁한 소리가 났고 심한 악취가 올라왔다. 봉지는 두번에 걸쳐 단단히 묶여 있었다.
제주의 한 펜션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관련해 3일 제주해경이 제주~완도 여객선 항로를 중심으로 피해자 시신을 찾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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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설마'했다. 봉지를 열었더니 안에는 흰색 비닐봉지가 있었고, 그 안에는 2개의 덩어리가 들어 있었다. 이 가운데 하나는 부패가 심한 살점이 붙어있는 지름 6~7㎝, 길이 11~12㎝ 크기의 원통형 모양의 뼛조각이었다. 다른 하나에는 기름 덩어리로 추정되는 노란 덩어리가 한주먹 정도 들어있었다.
A씨는 동물 사체의 일부일 거라 생각하고 봉지를 묶지 않고 바다로 던져버렸다. 그러다 문득 언론에 나왔던 고유정 사건이 뇌리를 스쳐 112에 다급하게 신고했다. 경찰과 함께 찾은 현장에서 검은 봉지는 사라지고 없었다.
A씨는 "저의 초동대처가 미흡해 일이 커진 것 같아 미안하다"며 "잔인한 가해자는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의 한 펜션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관련해 3일 제주해경이 제주~완도 여객선 항로를 중심으로 피해자 시신을 찾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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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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