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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ILO총회서도 韓노사 공방…"기업 규제 개선" vs "노동존중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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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경총 회장·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각각 노사 대표 연설

ILO 핵심협약 비준 놓고 "각국 특수성 인정" vs "모든 나라 적용"

뉴시스

【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손경식(왼쪽) 한국경영자총연합회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한국노총 2019 노동절 마라톤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9.05.01. misocamer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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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도 경영계 대표와 노동계 대표가 한국 경영·노동 환경을 두고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경영계는 기업 규제를 개선하는 게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인 일자리 창출의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한 반면 노동계는 노동자들의 희생 속에 100년의 역사가 이어져왔다며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ILO 핵심협약 비준·노동관계법 개정 문제와 관련해 노동계는 ILO가 제시한 국제노동기준이 모든 나라에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영계는 각국 마다 특수한 문화와 역사를 인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영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등 한국 노사정 대표들은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LO 총회에서 각각 연설했다. 한 명에게 약 10분 간 연설 시간이 부여됐다.

이날 먼저 연설에 나선 손 회장은 "한국 2018년 실업자수는 2000년 이후 최대 규모인107만3000명을 기록했고 특히 2018년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 3.8%의 두배를 넘는 9.5%이며 체감실업률은 20%를 훌쩍 상회하는 등 미래세대인 청년들의 구직난은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기술발전으로 인한 노동시장 변화가 노사정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라며 "도전과제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노사정은 기존의 제도권 안에서 보장받던 기득권과 익숙함에 집착하지 말고 새롭게 나타나는 다양한 고용형태, 비즈니스 환경, 근로조건의 변화를 인정하고이러한 변화가 고용창출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고도성장 시기에 만들어진 획일적 노동규제를 유연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개혁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또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하고 적극적 투자를 위한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것은 전 세계 불평등과 빈곤 문제 해결의 핵심인 일자리 창출의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며 "일자리 창출의 핵심 주체인 기업이 투자 확대를 통해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정책지원과 규제 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ILO 핵심협약 비준·노동관계법 개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각국의 노사관계와 노동시장은 저마다의 특수한 문화와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며 "획일적 기준과 잣대가 아닌각자의 고유한 상황에 가장 잘 부합하는노동시장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상호존중하는 문화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은 "자유롭고 평등한 노동,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는 노동은 백년을 이어온 ILO의 정신"이라며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라는 1944년 필라델피아선언은 이러한 ILO의 원칙과 목표를 담고 있다"고 연설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노동이 정당한 가치를 부여받고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를 실현하는 것은 한 국가를 넘어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적용돼야 한다"며 "ILO가 제시한 국제노동기준은 그 가이드라인이며 ILO의 핵심협약 비준은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 대한민국은 핵심협약 8개중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금지 등 4개 항목을 비준하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늦었지만 100주년 총회 이후라도 한국의 정부와 사용자, 국회는 핵심 협약 비준을 위해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 "노동자들의 희생 속에서 대한민국 100년의 역사는 이어져 왔다"며 "노동존중 대한민국을 만들어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미래의 노동을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고 양극화는 계층을 넘어 지역으로, 세대로 범위가 넓혀지고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은 사회적 대화"라고 밝혔다.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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