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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최근 5년간 고령층 교통사고 48% 증가…전체 사망자 수 크게 줄었어도 건수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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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지난 30년간 교통사고에 따른 사망자 수는 크게 줄었지만 사고 건수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에 이르지 않는 경상 사고가 늘어난 결과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사고는 최근 5년간 50% 가까이 증가해 고령화 사회의 단면을 대변했다.

인명 피해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주간 사고도 잦았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2014∼18년 경찰에 신고된 교통사고 110만9987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21만7148건의 교통 사고로 3781명이 숨졌다. 30년 전인 1989년에 25만5787건에 1만2603명이 목숨을 잃은 것과 비교하면 사망자 수는 눈에 띄게 줄었지만, 사고 건수는 아직도 20만건을 웃돈다.

아울러 2014년에 비하면 사망자 수는 4762명에서 4년 새 20.6%(981명) 줄었다. 사고 건수는 22만3552건에서 2.9%(6404건) 감소하는데 그쳤다.

나아가 2017년에 비하면 사망자는 9.6%(404명) 감소했지만 사고는 오히려 0.3%(813건) 증가했다.

이는 교통사고 수 자체가 정체 중인 가운데 경상자가 늘어 상대적으로 중상자는 줄어든 결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교통사고 중상자는 2014년 9만347명에서 2018년 7만4258명으로 20.2% 줄었다. 같은 기간 경상자는 22만3375명에서 22만7511명으로 1.9% 늘었다.

운전자 나이별로 보면 최근 5년간 65세 이상 고령층의 교통사고가 48%나 증가했다.

지난해 현재 국내 면허 소지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270만여명으로 전체의 8.6%를 차지한다.

이들이 일으킨 교통사고는 전체의 14.5%, 그로 인한 사망자 수는 22.9%를 각각 차지한다. 전체 평균 대비 각각 1.7배, 2.7배 높은 수준이다.

고령운전자 1만명당 교통사고는 110.0건으로, 30∼40대의 2배 수준이다.

또 고령운전자 1만명당 사망자는 3.1명으로 30∼40대의 4배에 달한다.

세계일보

연령별 교통사고 증감 추이. 자료=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고령층 면허인구 1만명당 사고 건수는 110건으로 해마다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다른 나이대에선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와 대비된다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07년 전체 대비 9.8%에서 2017년 13.8%로 4%포인트 늘었다. 앞으로는 이 같은 추세가 더욱 짙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고령자 운전을 둘러싼 안전 문제가 사회적인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시간대별로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클 수 있는 야간 사고는 최근 5년간 10.9% 줄었다. 같은 기간 주간 사고는 3.8% 늘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주간 사고의 치사율은 1.5%, 야간 사고는 2.1”라며 “야간사고가 줄어든 것은 사망자 대비 사고 건수가 줄어들지 않은 이유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발생 장소별로는 고령 인구의 비율이 높고 도로 환경이 열악한 편인 중소도시에서 일어난 사고가 최근 5년간 5.5% 증가했다. 특별·광역시에서 발생한 사고는 3.5% 감소했다.

아울러 수도권 확장 등의 영향으로 경기와 대전·충청권에서는 눈에 띄게 사고가 늘었다.

임채홍 연구소 책임 연구원은 “지금까지 교통안전 정책은 보행자와 과속, 음주 등에 치중하고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사고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측면이 있다”며 ”정지선 지키기와 방향 지시등 켜기, 양보 운전 등 기초질서 준수를 중심으로 생활 속 교통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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