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태극전사들의 축구는 과거와 크게 달랐다. 불굴의 투혼, 강인한 체력 등 한국 축구의 강점을 계승하면서도 이들은 '즐기는 축구' '흥의 축구'라는 새로운 장르를 구축했다. 부담감과 긴장감에 기가 죽고, 밀린다 싶으면 쉽게 주저앉던 과거 한국 축구와 달리 스무 살 청춘들은 즐길 줄 아는 여유와 자신감을 보여줬다. 유럽 프로리그 선수들과 맞붙어서도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경기장을 누볐다.
정정용 감독은 8강전을 앞두고 "멋지게 한판 놀고 나오자"라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는데 승패를 떠나 경기 자체를 즐겼다. 이들은 훈련장이나 라커룸에서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리듬을 타고, 이동하는 차량에서 흥에 겨워 떼창을 하기도 했다. 경기에서 이긴 후 감독에게 물을 뿌려대며 장난을 치는 등 발랄하고 거침없는 모습이었다. 이강인은 결승전을 앞두고 "나가서 즐기고, 좋은 추억을 만들면 된다. 잘 뛰고 행복하면 된다"고 했는데 '축구 신인류'들은 맘껏 즐기면서 역대 최고 성적까지 챙겼다.
이들이 보여준 자신감과 승부욕은 기성세대를 포함한 국민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됐다. 긍정의 DNA로 개성을 발휘하면서도 자율적으로 팀워크를 만들어내는 젊은 세대의 '유쾌한 도전'에서 한국 축구에 대한 기대뿐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희망까지 갖게 된다. 지금 대한민국 청년들은 불안한 미래에 좌절하고 취업난에 절망하고 있지만 U-20 선수들이 보여준 것처럼 무한한 열정과 꿈, 긍정의 마인드를 갖고 있다. 우리 사회의 권위주의와 낡은 사고의 틀을 깨고 청년들이 맘껏 상상하고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대한민국이 바뀔 수 있다. 결국 청년이 희망이고, 청년이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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