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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 쌀보다 소득률 13.5배 높은 인삼 심지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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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기준으로 한국의 콩과 옥수수의 식량자급률은 22.0%와 3.3%다. 1983년 65.6%, 15.9%에서 크게 하락했다. 식용 뿐 아니라 사료용을 포함하면 자급률은 더 떨어진다. 2017년 기준 곡물자급률은 콩 5.4%, 옥수수 0.8%다. 식량자급률의 4분의 1 수준이다. 그러다보니 수입의존도가 꽤 높다. 옥수수는 92%, 콩은 89%가 수입산이다.

그렇다면 매년 32만t가량의 쌀을 초과생산하는 논에 콩과 옥수수를 심으면 되지 않을까. 당국도 쌀 적정생산 유도 정책으로 이런 방향의 논 대체작물 경작을 유도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아직까지 논에서 키우고 있는 식량작물의 89.1%는 벼다. 이어 채소와 과수(5.9%), 보리 등 맥류(3.7%), 시설작물(2.7%) 등의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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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소비 변화에 대응한 식량정책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농민들이 논에 벼를 키우는 것은 가성비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벼만큼 노동력·생산비를 적게 들이고도 일정 수준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작물은 아직 없다. 벼의 10a당 노동투입시간은 10.2시간으로 인삼(209.6시간), 고추(145.0시간), 수박(78.3시간) 등에 비해 매우 적다.

쌀은 또 가격이 안정적이다. 수매제와 변동직불제로 쌀 소득이 일정 부분 보전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쌀 중심의 식량안보 대응 정책을 펴온 것도 한 몫했다. 콩의 경우 1968년부터 수매를 시작했으나 수매가가 시장가보다 낮은 시기가 많았다. 옥수수는 수매량 감소로 2011년 폐지됐다.

2017년 기준으로 쌀과 콩, 옥수수 등 논 식량작물의 10a 당 소득을 보면 쌀은 직불금을 포함하면 72만5000원이다. 반면 인삼은 974만9000원, 생강 250만9000원, 수박 196만6000원, 옥수수 101만2000원이다. 쌀보다 소득이 비슷하거나 낮은 것은 봄감자(82만7000원), 참깨(71만3000원), 콩(54만7000원) 뿐이다.

하지만 노동시간당 소득을 따져보면 쌀이 여타 품목에 비해 소득률이 월등하다. 최근 3개년(2015∼2017년) 노동시간당 평균 소득을 보면 쌀은 7만1000원, 인삼 5만1000원, 콩 2만5000원, 수박 2만2000원, 옥수수 2만1000원 순이다. 쌀 외 타작물의 가격변동성에다 토지 특성, 재배기술 부족, 농기계 부족 등도 논에서 계속되는 벼 경작의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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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식량자급뿐만 아니라 농가소득 측면에서 가성비 ‘절대 갑’ 쌀의 위상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위협요인은 쌀 소비량 감소이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970년 136.4㎏에서 2017년 61.8㎏으로 반토막 났다. 쌀이 주식인 일본과 대만도 우리처럼 해마다 쌀 소비가 줄긴 한다. 하지만 일본과 대만의 연평균 쌀 소비량 감소율은 각각 1.5%, 0.6%로 우리(2.7%)보다 완만한 편이다.

쌀 소비량이 주는 요인은 비농가의 외식횟수는 감소한 반면 아예 밥을 먹지 않는 결식횟수는 늘어나서다. 2010년 비농가의 연평균 외식횟수는 21.2회였는데 2017년 21.0회로 줄었다. 반면 결식횟수는 같은 기간 1.5회에서 2.7회로 크게 늘었다. 연구원은 “최근 5년 간 아침식사 쌀 소비량 감소율은 점심·저녁 감소율(약 3%)의 2배가 넘는 6.4%”라고 전했다.

연구원은 벼 재배면적 감축과 쌀 소비량 확대 정책 기조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올해까지 시행되는 ‘논 타작물 재배지원 사업’의 후속조치가 마련돼야 하고, 직불제의 논밭 통합운영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쌀 소비 증진도 기존 홍보성 정책에서 벗어나 조식·결식·저소득층 지원 분야에서 재정지원을 수반하는 실질적 대책으로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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