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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붉은 수돗물 대응 미흡'…박남춘 인천시장 공식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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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파악 없이 수질검사 기준치만 근거…대응 미흡 인정

경험에만 의존, 전문가 자문 등 종합대응 프로세스 없었다

6월 하순까지 수질 회복 약속…대대적 정화작업 착수할 것

CBS노컷뉴스 고태현 기자

노컷뉴스

'붉은 수돗물' 피해 주민 사과하는 박남춘 시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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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붉은 수돗물'(적수‧赤水) 사태가 장기화 되며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박남춘 인천시장이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시인했다.

박 시장은 17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험에만 의존해 사태 초기 적극적인 시민 안내와 대응이 미흡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반 수계전환이나 단수 때 발생하는 적수현상이 보통 일주일이면 안정화되는데 피해 초기 적수나 탁수가 육안상 줄어드는 과정에서 수질검사 기준치에만 근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 인해 안전성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설명해 주민들의 불신을 자초했다"면서 "모든 상황에 대비한 철저한 위기대응 매뉴얼을 준비하지 못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시장은 붉은 수돗물 사태 초기 전문가 자문과 종합대응 프로세스가 없었던 점도 털어놨다.

박 시장은 "원인이 명확히 진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조치를 취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 조언에 따라 응급대처 중심으로 초기대응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업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단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존 관로의 수압 변동으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수돗물에 섞여 나오면서 적수가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 인천대 최계운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 빠른 사고 원인 파악과 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가 도움이 필요했는데 그런 시기를 놓쳤다"며 인천시의 안일한 대응을 지적했었다.

박 시장은 정수장·배수장 정화 작업 등 총체적인 관로 복구 작업에 나서 오는 6월 하순에는 수질을 기존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속적인 말관(마지막 관로) 방류만으로는 관내 잔류 이물질의 완벽한 제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관로 복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수돗물 방류 조치 외에 정수장·배수장 정화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일 방침이다.

우선 18일까지 1단계 조치로 정수지 청소와 계통별 주요 송수관 수질 모니터링을 시행하기로 했다.

또 19∼23일에는 이물질 배출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계통 송수관의 방류와 함께 주요 배수지의 정화작업과 배수관 방류를 시행할 계획이다.

24∼30일에는 3단계 조치로 송수관과 배수지 수질 모니터링을 하고 수질 개선 추이에 따른 주요 배수관·급수관의 방류를 지속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전문가 그룹 분석에 따르면 이런 단계별 조치를 통해 금주 내에는 가시적인 수질 개선이 이뤄지고, 6월 하순에는 기존 수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거울 삼아 인천시의 행정 시스템 전반을 더욱 새롭게 혁신하겠다"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게 하겠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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