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앙상블 디토 12년간 행복했어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이끄는 '앙상블 디토'(이하 디토)가 창단 12주년을 맞아 고별 무대를 연다. 1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앙상블 디토' 리사이틀 '디토 연대기'에 이어 28일 작곡가 최재혁의 곡들로 구성된 '메시앙 그리고 최재혁'을 선보인다.

19일 레퍼토리는 디토의 지난 활동을 집약하는 곡들로 엄선했다. 슈만 피아노 오중주로 문을 열어 모차르트 현악 삼중주를 위한 디베르티멘토 1악장과 클라리넷 오중주 4악장, 드보르자크 피아노 오중주 제2번 2악장 등으로 이어진다. '메시앙 그리고 최재혁'은 2017년 제네바국제 콩쿠르 작곡 부문 1위를 거머쥔 최재혁이 작곡한 '셀프 인 마인드' 1번과 3번, 올리비아 메시앙의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 등을 들려준다.

17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2019 디토 페스티벌' 기자간담회에서 디토 음악감독 리처드 용재 오닐은 "12년 간 다양한 음악가들과 음악을 매개로 우애를 다지며 보다 많은 이들에게 클래식 음악의 기쁨을 나누고자 노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음악은 제 삶의 모든 것입니다. 매일 아침 음악과 함께 깨어나며, 창조적인 소리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거기서 비롯하는 기쁨을 많은 이들과 더불어 느끼는 것, 저는 이것을 디토를 통해 실천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이번 무대는 디토 프로젝트의 끝을 알리는 것이지만 더 높은 희망과 바람을 추구하기 위해 잠시 멈출 뿐이라는 것, 그렇게 받아들이셨으면 더 좋겠습니다."

디토는 발로 뛰는 연주 단체로 이름을 알렸다. 클래식 음악을 젊은 층에게 보다 친숙하게 만든다는 일념으로 직접 그들 곁으로 다가갔다. 드라마 OST 연주, 홍대 앞 클래식 연주회, 게릴라 콘서트, 뮤직 비디오와 캠페인 제작 등 파격적 활동이 그 일환이다.

성과는 가시적이었다. 10·20대를 속속 공연장에 끌어모아 2008~2009년 예술의전당 유료 관객 1위를 기록했다. 매해 10개 도시 순회공연을 매진시켰고, 2010년 일본에서도 7000석이 모두 팔렸다. 현대음악에 대한 애착과 함께 2012년 '디퍼런트 디토' 활동을 이어간 것도 널리 주목받았다. 신예 작곡가 후앙 라오가 쓰고 리처드 용재 오닐이 초연한 '망각의 서', 올리비에 메시앙의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 등을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이날 디토 멤버들은 저마다 마지막 무대에 대한 시원섭섭함을 털어놨다.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는 "2007년 시에틀에서 처음 만난 리처드 용재 오닐의 권유로 디토와 함께했다"며 "음악가로서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커다란 추억을 만든 것 같다"라고 돌이켰다. 스테판 피 재키브는 고(故) 피천득 작가의 외손자다.

[김시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