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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골프 대중화 위해서 `마셜 캐디` 도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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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골프는 여전히 '비용이 많이 드는 운동'이란 인식이 강합니다. '마셜 캐디' 등을 도입해 비용을 낮추지 않는다면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지난 11일 만난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이 골프장 이용객이 감소하는 현황을 지적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은 서 소장이 발간한 '레저 백서 2019'에도 담겼다. 기아경제연구소에 몸담았던 서 소장은 1999년 명예퇴직한 뒤 레저산업연구소 문을 열고 같은 해부터 매년 국내 레저산업을 다양한 데이터로 분석한 보고서인 '레저 백서'를 펴내고 있다. 서 소장은 국내 골프산업이 호황기를 지나 하강기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골프 인구는 2015년 399만명으로 최고 수준에 도달한 뒤 2017년 386만명, 2018년 366만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2017년 이후 이용객이 줄어드는 것은 국내 경기 둔화로 실질소득이 감소한 가운데 골프장 입장요금, 카트피 등 이용요금이 지속적으로 인상됐기 때문이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인 '김영란법'이 통과됐지만 스크린골프 인구가 골프장으로 유입되면서 충격은 제한적이었지만 경기 악화를 피할 순 없었습니다."

골프장 이용객이 줄어들면서 회원제 골프장들은 대중(퍼블릭) 골프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골프장은 이용 형태에 따라 회원을 모집해 회원권을 발급하는 회원제 골프장과 회원을 모집하지 않고 도착 순서나 예약에 의해 이용 가능한 대중 골프장으로 나눌 수 있다.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입회금을 반환하지 못한 회원제 골프장들이 회생절차를 거쳐 이익률이 높은 대중 골프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서 소장은 골프장 이용객이 줄어드는 것은 '비용'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불경기에 얇아진 주머니 사정으로 인해 골프를 치는 데 드는 수십만 원의 비용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서 소장은 골프 대중화를 위해선 비용을 낮춰야 하는데 '마셜 캐디' 도입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서 소장이 제안한 마셜 캐디제는 골프 경험이 풍부한 50대 이상 퇴직자나 경력 단절 여성(경단녀)을 캐디로 활용하는 제도로 남여주CC, 벨라스톤CC, 아세코밸리CC 등에서 이미 시행 중이다.

"마셜 캐디는 전동 카트 운전과 남은 거리 알려주기 등 원활한 경기 진행을 돕고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 캐디와 달리 공을 닦아주거나 그린 경사를 읽어주지는 않죠. 캐디피도 일반 캐디의 절반 수준인 7만원이라 골프장 이용객들로서는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들죠. 마셜 캐디를 도입하면 골프장은 비용을 낮춰 신규 고객 유입을 늘릴 수 있고 경단녀·퇴직자들은 월 150만~200만원가량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골프장 이용객들은 저렴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고요. 관련된 모두가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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