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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실리콘밸리는 혼돈의 공장…누군가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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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들은 그들이 초래한 혼란에 책임을 져야 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59)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명문 스탠퍼드대 졸업식에 참석해 정보기술(IT) 기업들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쿡 CEO는 이날 졸업식 축사자로 나서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 않은 채 "개인정보 유출과 사생활 침해가 심각하다"며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저격하기 시작했다. 그는 "최근 업계는 덜 고귀한 혁신으로 더 유명해지고 있는 것 같다"며 "그것은 책임지는 일 없이 공만 챙기면 된다는 믿음"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자료 유출, 사생활 침해, 혐오 발언을 못 본 체하는 모습, 국가 의제를 좀 먹는 가짜뉴스 등에서 매일 이러한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만약 우리가 우리 삶의 모든 것이 집계돼 판매되고 심지어 유출되는 것을 정상적인 일이자 불가피한 일로 여긴다면, 우리는 정보뿐만 아니라 인간의 자유를 잃어버리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CNBC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 경영진이 수년 전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알고도 방치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 그가 IT 업계를 공개 비판한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2012년 4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페이스북 이용자 수천만 명의 정보를 축적했다는 앱에 대해 실제로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부적으로 받았으나 해당 앱을 중지시키는 것 말고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실리콘밸리 바이오 벤처기업 테라노스 역시 손가락 끝을 찔러 얻은 혈액 샘플만 있으면 콜레스테롤 수치 등 의학정보를 분석하고 각종 암을 비롯한 거의 모든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속여 거액의 투자를 유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쿡 CEO는 "한 방울의 혈액만 있으면 다 된다던 가짜 기적"이라며 "누군가가 이 말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 약간 미친 것 같기는 한데, 당신들이 혼돈을 생산하는 공장을 지었으면 그 혼돈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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