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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국당 뺀 채 국회 일단 열지만… 현안 처리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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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0일 임시국회 소집/ 이해찬 “할 만큼 했고 참을 만큼 참았다”/ 유성엽 “문 연 후 경제청문회 수용해야”/ 나경원 “우리는 등원하지 않겠다” 강경/ 추경, 개회돼도 한국당 협조없이 불가능/ 박용만, ‘경제현실 타개’ 여야 협조 요구

세계일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17일 6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해 오는 20일 임시국회가 열리게 됐다.

그러나 국회 소집이 한국당을 뺀 ‘개문발차’ 형식이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각종 현안 처리에는 적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른미래당이 선두에 섰다.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6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 제출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의총 후 “의원들이 만장일치로 채택했다”며 “(국회 소집 조건인) 75명의 의원 서명을 확보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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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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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은 통 크게 결단하고 조건 없이 국회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며 한국당의 국회 등원을 압박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도 호응하고 나섰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상) 논의는 오늘로 끝”이라며 “저희도 바른미래당을 따라 6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를 이어서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오전 최고위원회에선 “우리는 할 만큼 했고 참을 만큼 참았다”며 한국당에 최후통첩을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는 즉각 소집해 활동을 시작하고 (위원장이 한국당 소속인 상임위는) 소집 요구를 한 뒤 그래도 안 되면 간사가 사회자를 대행하도록 돼 있는 만큼 소집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비록 반쪽 문이 열리더라도 국회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며 “더 이상 기다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국회 개원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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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로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오른쪽부터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이동섭 원내수석부대표가 임시국회 소집요구서 제출에 앞서 국회정상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조속히 국회를 소집하고 이후에 한국당이 추경과 법안 처리에 협조하도록 경제청문회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일단 국회 문을 연 뒤 한국당 요구대로 경제청문회를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경제가 어려워진 것은 문재인정부의 잘못도 있지만 과거 이명박·박근혜정부도 경제를 망쳤다”며 “반성이나 이실직고 없이 무조건 문 정부의 경제 실정을 비판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후안무치스러운 일”이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여야 4당이 뜻을 함께 해 오는 20일 개원하게 됐지만 ‘개점휴업’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추경만 해도 이를 심사할 소관 상임위인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이 한국당 몫으로 돼 있어 한국당 협조 없이는 사실상 처리가 불가능하다. 한국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는 개회 일정을 잡는 것조차 어렵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바른미래당이 추진하고 민주당은 뒷받침하는 모양새로 한국당이 동참할 명분을 남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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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은 기업 해외탈출을 국가 미래의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이에 대해 한국당은 임시국회에 등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뒤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관련 날치기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을 원천무효로 하고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는 게 의총의 결론”이라며 임시국회에 등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황교안 대표도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 “우리의 싸움은 국민과 나라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라며 “쉽게 양보할 수도, 함부로 물러설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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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 앞에 2018년도 정부 부처별 성과보고서와 결산보고서가 쌓여 있다.


한편 정치권이 경제 실정 공방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은 이날 이 원내대표를 국회에서 만나 어려운 경제현실 타개를 위해 여야가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박 회장은 “(한국 경제가) 오랜 세월에 걸쳐 서서히 골병 들어가고 있고 정치가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며 “대화방식이 뭐가 됐든 조금씩 양보해 경제 현실을 이끌어주시길 의원 여러분께 호소드리러 오늘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이현미·곽은산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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