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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 승부에 담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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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류현진이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그러나 변함없는 위력투로 자신의 존재감은 분명하게 보여 줬다. 장기인 체인지업이 가장 빛난 날이었다.

류현진은 17일(이하 한국 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며 7피안타 무볼넷 2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수비 실수와 타선 지원 부족 탓에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승리투수가 되기에 충분한 자격을 지닌 투구였다.

이날 류현진은 다양한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특히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변하는 체인지업은 이날 경기를 장악한 구종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류현진은 자신이 좌타자를 상대로도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걸 보여 줬다. 사실상 또 하나의 구종이나 다름없는 무기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좌투수는 좌타자에게 거의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는다. 장타 또는 몸에 맞는 볼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보통 체인지업은 좌타자 기준으로 가운데에서 몸 쪽으로 떨어지는 궤적을 그린다. 제구에 자신이 없는 좌투수라면 선택하기 어려운 움직임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좌타자를 상대로도 체인지업을 던지는 데 거리낌이 없다.

잘못 제구가 되면 크게 한 방을 맞을 수 있는 구종이 바로 좌투수의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이다. 어지간히 제구에 자신이 있기 전에는 선택하기 힘들다.

또 너무 휘어 들어가면 몸에 맞는 볼을 내줄 수 있다. 4사구를 가장 싫어하는 류현진으로서는 몸에 맞는 볼에 대한 위험성이 있는 공은 그리 달갑지 않다.

그럼에도 류현진이 과감하게 좌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진다는 건 그만큼 그가 제구력에 대한 자신감을 확실하게 갖고 있다는 걸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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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팀 전력분석원은 "좌투수는 좌타자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지기 어렵다. 브레이크가 조금만 덜 걸려도 크게 넘어가는 공이 나올 수 있다. 메이저리그처럼 파워 히터가 즐비한 리그에서 좌타자를 상대로 좌투수가 체인지업을 던지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다. 타율이 낮은 타자라 하더라도 언제든 넘어갈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자신감과 배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류현진이 공식적인 경기서 처음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을 던진 것은 2013년 7월 29일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은 류현진이 추신수와 데뷔 첫 맞대결을 펼치는 날이었다. 류현진은 추신수와 첫 타석에서 체인지업을 던졌다.

당시 놀란 추신수가 움찔 뒤로 빠진 뒤 허탈한 웃음으로 류현진을 바라보던 장면이 생생하다. 경기 후 추신수는 "좌투수는 좌타자에게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는다. 체인지업을 쓰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류현진이 좌타자에게 던지는 체인지업에는 여러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중심엔 제구에 대한 류현진의 자신감이 포함돼 있다. 그가 수준이 다른 투수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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