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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밀착카메라] 출렁다리 곳곳 풀린 나사…'위태위태' 관광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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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여수에서 거북선 모양의 관광시설 일부가 무너지면서 시민들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이런 관광 시설들이 과연 안전한지 밀착카메라가 둘러봤더니 위험해 보이는 곳이 많았습니다. 특히,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고 있습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누워있는 사람에게 119대원이 응급조치를 합니다.

지난 8일 전남 여수에서 높이 3m의 관광 시설이 무너져 관광객 5명이 다친 것입니다.

사고가 난 전남 여수 거북선 조형물 앞입니다. 원래는 이 사진에서처럼 이렇게 나무 계단이 설치돼 있었는데, 이 계단이 부서지면서 사람이 떨어진 겁니다. 지금은 계단은 모두 철거했고 내부도 자물쇠로 잠근 채 닫아놓은 상태입니다.

나무 계단은 5년 전 설치됐습니다.

여수시는 사고 나흘 전에도 안전점검을 했지만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관광안내소 : 안쪽 시설물만 신경 쓰다 보니까…많이 아쉽고.]

하지만, 사고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점 상인 : 이번에 사고 나니까 여기도 많이 흔들리더라 얘기를 하더라고요.[

철골이 받치고 있지만, 휜 나무 바닥과 녹슨 나사못이 눈에 띕니다.

[양영완/경남 창원시 : 여기도 좀 바닥도 상태가 고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가운데 쪽으로 안 가고 사이드 쪽에만 있었던 거예요.]

이곳은 강원도 철원군에 있는 삼부연 폭포입니다. 여기 안내문에 쓰여있듯이 이곳은 철원 8경 중 하나인데요, 이쪽으로 와보면 원래 통행로였던 곳이 지금은 이렇게 잠겨있고 아래쪽엔 시설물이 떨어져 나간 흔적이 보입니다. 지난 겨울에 낙석사고로 인해서 여기 설치돼 있던 계단이 부서진 겁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군청은 반년이 지난 최근에야 부서진 시설을 치웠을 뿐, 보수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관광객/경기 이천시 : 만약 인명사고 났으면 이게 뉴스에서 난리가 났을 거야.]

2009년 만들어진 길이 207m의 충남 청양군 출렁다리.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이 찾습니다.

그런데 다리 곳곳에 나사가 풀려 있거나 빠져 있습니다.

녹슨 구조물 곳곳에서 소리도 심합니다.

[이서연/경기 부천시 : 나무도 불안하고 끈도 불안하고 전부 다 불안해서 갈 수가 없겠더라고요.]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전국 22개 출렁다리를 점검했습니다.

그 결과 이 곳을 포함한 4곳을 즉시 보수해야 한다고 결론 냈습니다.

하지만 보수 공사는 아직도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출렁다리 관리자 : 돈이 금방 있어서 했으면 보수공사를 빨리 시작하는데, 절차 때문에 그렇지.]

감사원 지적과는 달리, 군청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청양군청 : 정밀 안전점검까지 했는데. 한쪽이 약간 기울어져는 보이는데 안전상의 문제는 없고요, 보기에 그렇지.]

강릉의 한 해변으로 가는 길입니다. 이 통행로를 따라오다보면 이렇게 기찻길을 맞닥뜨리게 되는데요, 기찻길 옆에는 선로를 무단으로 건너지 말라는 경고문이 서 있습니다. 하지만 경고문이 무색하게도 바로 옆에는 바다로 가는 번듯한 통행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길엔 하루에 스무번 넘게 기차가 오갑니다.

[유모 씨/경기 수원시 : 처음 왔는데 가면 안 된다고 써 있으니까 지금 고민 중이거든요. 기차가 다니는 길이에요? 헐.]

관광객들은 기찻길에서 포즈도 취하고 산책도 합니다.

[관광객/경북 구미시 : 길이 여기밖에 없지 않아요? 그럼 저기로 가려면 어떻게…이상하네.]

경찰은 무단 횡단 시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입장.

정작 강릉시는 기찻길 건너편에 통행로를 설치하고 해수욕장까지 허가해 줬습니다.

[마을 관계자 : (시에) 사람 다니기 좋게 건널목을 해달라 했는데 돈이 많이 들고 그렇다고 그래가지고…]

강릉시는 내년 KTX 개통에 맞춰 대체 통로를 만들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지금 제 옆에 기차가 지나가지만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관광지를 찾은 관광객이 스스로 알아서 위험을 피해야 하는 상황, 반복돼선 안 될 것입니다.

(영상취재 : 박상현 / 인턴기자 : 곽윤아)

윤재영, 홍승재, 이승창, 김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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