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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서울교대 집단 성희롱 가해자들 “X 밟았네”…반성 대신 2차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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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등 교육청 찾아 항의

‘교수 성적 대상화’ 추가 폭로

“예비·현직교사 자격 박탈을”

경향신문

서울교대 재학생·졸업생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서울교대 성희롱 사건 관련자들의 징계를 촉구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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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대 집단 성희롱’ 사건의 재학생·졸업생 가해자들이 지난 3월 사건이 알려진 뒤 성희롱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2차 가해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성평등공동대책위원회, 전교조 여성위원회, 정치하는엄마들 등은 17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교대 집단 성희롱 사건의 추가 증거자료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추가 증거자료에는 예비교사 혹은 현직교사인 서울교대 남성 재학생·졸업생 가해자들이 사건 공개 이후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지난 3월2일 한 졸업생은 “우리끼리 놀겠다는데 왜 지들이 하지 말라고 XX이야. 법대로 놀겠다고 통보해”라고 했다. 또 “꿀릴 게 없다” “똥 밟았네”라고도 했다. 재학생이 ‘문제가 커져 사과문을 쓰겠다’고 하자 졸업생들은 “과한 것 아니냐. 검수를 받고 올려라”라고 하기도 했다

왜곡된 성인식이 담긴 이들의 과거 대화 내용도 추가로 나왔다. “여자들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동물”이라고 하거나, 여교수를 성적 대상으로 삼았고, 노출이 심한 화보집이나 잡지를 구입한 뒤 성적인 농담을 주고받았다. 초등학생 제자를 두고 “일단 패고 나서 뭘 잘못했는지를 생각하게 해야 된다. 몸이 아프면 뭘 잘못했는지 깨닫게 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서울교대 재학생 ㄱ씨는 “함께 공부한 동기들과 새내기를 도와주던 착한 선배들이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제는 두려움과 상처를 끌어안고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해자의 임용제한과 학교 및 교육당국의 정확한 진상조사를 주문했다.

지난 3월 서울교대 남성 재학생·졸업생들이 소속감을 키운다는 명분으로 오랫동안 ‘남자대면식’을 열어왔고, 여학생 사진으로 ‘소개책자’를 제작해 성적인 품평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측은 조사를 통해 재학생 21명에 대해 경고 및 유기정학 3주의 징계를 내렸다. 대화에 참여한 졸업생은 24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현직교사 7명, 임용대기자 11명에 대해서는 서울시교육청이 감사에 착수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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