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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9㎏ 호스 설치, 482개 계단 오르기… "3개월 훈련 끝에 최강 소방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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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경연대회 1등 정재헌 소방관

조선일보

지난 11일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에서 ‘9㎏ 소방 호스 설치하기’ 종목에 출전한 정재헌 소방관. /대구소방안전본부


"최악의 상황에 가장 먼저 뛰어드는 최강의 소방관이 되겠습니다."

대구 동부소방서 119구조대원인 정재헌(24) 소방관은 올해 전국 '최강 소방관'이다. 지난 11~13일 소방청이 주최한 '제32회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에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충남 천안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전국 19개 소방시도본부에서 3000여명이 참가했다. 경연은 구조 활동과 관련된 4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9㎏ 호스 설치하기, 해머로 70㎏ 중량물 밀어내기, 높이 4m 수직벽 넘고 70㎏ 마네킹 옮기기, 482개 계단 오르기다. 실전과 비슷한 환경을 위해 소방관들은 방화복·공기통 등 25㎏에 달하는 소방 기본 장비들을 착용한다고 했다. 각 단계를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수행하는 것이 목표다.

정 소방관은 총 5분 27초 만에 최강 소방관 종목을 완수했다. 마지막 단계인 482개 계단 오르기에서는 이번 대회 최고 기록인 2분 14초를 달성했다. 평소 계단 오르기가 약점이었지만 지난 3월부터 3개월 동안 '지옥 훈련'으로 이를 극복했다. 그는 "화재나 시민이 엘리베이터에 갇힌 상황에서 신속한 계단 오르기는 필수"라며 "석 달간 하루 3번 정도 높이 1193m인 팔공산을 오르내렸다"고 했다.

정 소방관은 원래 국가대표 수영 선수를 꿈꿨다. 초등학교 5학년 때인 2006년부터 7년 동안 대구광역시 선수로 활동했다. 선수가 아닌 구조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은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시절이었다. 주로 수영이 미숙하거나 다리 위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이들을 구했다. 정 소방관은 "구조한 시민들에게 들었던 '고맙습니다' 한마디를 잊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정 소방관은 지난 2017년 11월 소방관에 임용돼 올해로 1년 반 근무했다. 이번에 최강 소방관이 되면서 지방소방사에서 지방소방교로 1계급 특진한다.





[대구=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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