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머르기트 다리. 검정색 깃발(조기)가 사라지고 여름 축제를 알리는 깃발이 꽂혀 있다. 김정연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다뉴브 강에서 한국인 탑승객 33명을 태운 유람선 침몰사고 발생 20일이 지났다. 11일 선체가 인양된 뒤, 시내 중심부에서 늘 보이던 다뉴브 강의 수색 현장도 보이지 않고 현지 언론의 기사량도 현저히 주는 등 헝가리 시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이제 시작인 '유람선 사고' 수사… 현지선 회의론도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의 '가해 선박' 선장 유리 차플린스키가 13일(현지시간) 얼굴을 가린 채 헝가리 법원 구치소를 나오고 있다. 사고 직후 긴급 구금됐던 유리 선장은 보석금 1천500만 포린트(약 6천200만원)를 납부하고 석방됐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0일(현지시간) 헝가리 비셰그라드 선착장에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를 일으킨 바이킹 시긴이 정박해 있다.[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두 사고 선박에 대한 수사기관의 다른 조치도 도마에 올랐다. 허블레아니호는 ‘증거 훼손 우려’로 인양 후 내부 수색도 한 차례 미뤘고, 조사가 끝난 다음엔 외부인의 접근이 금지된 민간 선박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반면 바이킹 시긴호는 항적자료 및 선체 사진 자료에 대한 조사를 받은 뒤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현재 오스트리아 린츠 지역을 지나는 중이다. 헝가리 법조계 일각에선 “증거 보존부터 불합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장·선사 책임' 입증, "새 증거 나오면 달라질 수도"
허블레아니 호 좌현 후미 쪽에 움푹 들어간 자국이 보인다. 최초 충돌이 있었던 지점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9일 오후 9시쯤 바이킹 시긴호가 허블레아니 호의 좌현 후미를 뒤에서 들이받아 침몰한 것으로 알려져있다.[헝가리 부다페스트 경찰청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금까지 현지 언론 등을 통해선 바이킹 시긴호가 ‘추월’ 무전 없이 허블레아니호를 지나치려다 뒤에서 추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 유리 채플린스키의 과실이 된다. 그는 현재 ‘부주의로 인한 다중 선박 사망 사고’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우리 측 법무협력관이 혐의 추가를 제안했던 '사고 후 도주·구조 미흡'에 대해서 형사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한 헝가리인 변호사는 "아직은 밝혀진 증거가 없어 법적 근거가 없지만, 선장이 지운 휴대전화 기록에서 새로운 증거가 나온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플린스키 선장은 이번 주부터 경찰에 출석해 본격적으로 조사를 받는다. 정부 신속대응팀은 “헝가리 검찰의 수사 의지가 강하고, 협조도 잘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지 언론이 제기하는 ‘부실 수사’ 의혹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볼 필요는 있다. 양국의 관심이 집중됐던 허블레아니호 인양은 끝났지만 책임자가 처벌될 때까지 사건은 끝난 게 아니다.
부다페스트=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