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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시진핑 방북 계기로…한반도 열흘간 ‘용광로 외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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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ㆍG20ㆍ韓美정상회담…대형 외교이벤트 줄이어

-비건 대표 방한 계기 北美 실무접촉 재개 여부 눈길

헤럴드경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초청에 따라 오는 20~21일 북한을 방문하기로 하면서 이달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및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까지 앞으로 열흘간 한반도를 둘러싼 뜨거운 외교전이 펼쳐지게 됐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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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베트남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넉달 가까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한반도정세가 다시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친서를 보내고 고(故) 이희호 여사 장례에 맞춰 조의를 표시하면서 변화의 발판이 마련된 가운데 한반도정세 유관국들은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박2일 방북이 시작되는 20일부터 28~29일 열리는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거쳐 오는 29~30일께로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회담까지 열흘 남짓 기간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여정에 있어서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다시 중재자ㆍ촉진자외교의 시동을 걸고 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8일부터 21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카운터파트이자 북미실무협상을 이끈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의 회동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19일(현지시간)엔 이례적으로 미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과 동아시아재단이 개최하는 전략대화행사에 나란히 참석해 기조연설도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각각 전화통화와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한반도정세 반전을 위한 터닦기에 나섰다.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대해 논의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일각에서는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앞서 이르면 24일께 먼저 한국을 찾을 것으로 알려진 비건 대표의 판문점 등에서의 북미 실무접촉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비건 대표는 이 본부장과 미국에서 만난 뒤 한국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까지 일주일가량 머물 수도 있어 동선에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 대통령도 스웨덴 국빈방문 기간 “북미 간 구체적인 협상 진전을 위해 사전에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며 북미 실무협상을 촉구한 바 있다.

한반도 외교전은 시 주석의 방북과 김 위원장과의 북중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층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8일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각각의 정상회담을 긍정적ㆍ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북중정상회담은 북한 입장에서 북미대화 재개 의사를 알리는 신호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 실장은 이어 “시 주석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보다 진전된 비핵화 의지가 담긴 발언을 이끌어내고,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시 주석으로부터 북한의 비핵화해법에 대한 지지ㆍ찬동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김 위원장은 제재해제 등 얻은 것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방중을 통해 내부 불만과 저항감을 누그러뜨리고 체제안정 강화도 도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는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는 한국과 미ㆍ중ㆍ러ㆍ일 등 한반도정세 주변국들의 정상외교가 잇따라 이어지는 메가톤급 외교이벤트가 펼쳐진다. 미ㆍ일, 그리고 중ㆍ러 밀월관계가 한층 강화되는 속에서 G20무대는 한국 외교의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곧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한미회담 결과는 7월 이후 한반도정세를 좌우할 결정적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외교소식통은 “문 대통령이 한미회담 전 남북회담 개최 의지를 밝혔지만 셈법 변화를 요구하면서 미국에 공을 넘긴 북한 입장에서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카드”라며 “북한은 북중회담을 통해 내부를 추스른 뒤 한미정상회담에서 나올 대북메시지를 보고 7월 이후 행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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