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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젠 아이돌 아닌 아티스트…장르가 된 ‘선미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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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

3대륙 투어 마치고 국내 팬과 만남

잇단 자작곡 ‘음악적 성숙’ 보여줘

경향신문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2019 선미 더 퍼스트 월드 투어 워닝-앙코르’ 콘서트에서 가수 선미가 히트곡 ‘가시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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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에 있어서 ‘대미를 장식한다’고들 하잖아요. 저는 오늘 여러분과 5개월 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려 합니다. 마지막이면서도 선미의 새로운 시작, 이런 마음으로 무대를 준비했으니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2019 선미 더 퍼스트 월드 투어 워닝-앙코르(THE 1ST WORLD TOUR WARNING-ENCORE)’ 콘서트에서 가수 선미(27)는 팬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선미는 국내 여성 솔로가수로는 이례적으로 3대륙을 순회하는 월드투어를 진행했다. 지난 2월 서울을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 밴쿠버, 멕시코, 도쿄, 런던, 베를린, 파리까지 전 세계 18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선미는 이날 보랏빛 조명에 둘러싸인 채 무대에 등장했다. 첫 곡은 선미의 솔로 데뷔곡 ‘24시간이 모자라’였다. 선미는 맨발로 격렬한 안무를 소화하면서도 안정적인 라이브를 선보였다. 데뷔 12년 만에 이날 처음 개시했다는 응원봉을 손에 쥔 팬들은 목이 터져라 환호했다. 월드투어의 대미를 장식한다는 포부에 걸맞게 가수와 팬이 서로를 축하하는 축제와 같은 분위기였다.

‘24시간이 모자라’에 이어 지난해 9월 발매한 앨범 <워닝(WARNING)> 수록곡 ‘곡선’까지 이어부른 뒤 선미는 마이크를 잡고 팬들 앞에 섰다. 그는 “솔로 데뷔 후 첫 번째 월드투어인 만큼 많은 열정과 욕심을 쏟아낸 시간이었다. 큰 모험, 조금은 무모할 수 있는 도전이었지만 보란 듯이 잘 마치고 돌아왔다”며 “투어를 다니면서 가장 놀란 것은 해외 팬분들이 제 노래를 ‘떼창’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선미는 히트곡 ‘가시나’ ‘보름달’ ‘누아르’ ‘사이렌’ ‘주인공’을 포함해 미발표곡 ‘거기 너’ ‘보더라인’ 등 16곡을 열창했다. 커버곡 2곡을 제외하곤 오롯이 솔로곡으로 꽉 채워진 무대는, 허전함은커녕 무게감마저 느껴졌다.

선미는 2007년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원더걸스’의 서브 보컬로 데뷔했다. 원더걸스는 데뷔곡 ‘아이러니’부터 ‘텔미’ ‘노바디’ 등 히트곡을 연달아 내놓으며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다. 2009년 원더걸스는 미국 진출을 시도했고, 진출 7개월 만에 빌보드 ‘핫 100’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선미는 미국 활동 도중이던 2010년 2월 학업을 이유로 팀에서 빠져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학업을 병행하며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간 그는 2013년 싱글앨범 ‘24시간이 모자라’를 내놓으며 가요계에 컴백했다.

선미의 변신은 오랜 팬들도 예상하지 못한 파격이었다. 이웃집 소녀 같은 털털한 이미지로 ‘꽃사슴’이라 불리던 소녀는 이제 전 세계 18개국 무대를 맨발로 뛰어다니고 무대 밖을 향해 총을 겨눌(‘가시나’ 안무) 만큼 성장했다. 그의 성장은 퍼포먼스적 측면에 한정되지 않는다. ‘사이렌’ ‘누아르’ 등 자작곡을 연이어 앨범 타이틀곡으로 선정하고 히트시키며 음악적으로도 성숙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레트로풍의 강렬한 사운드에 몽환적이면서도 직선으로 내지르는 고음, 거기에 중독성 강한 포인트 안무를 곁들인 선미의 음악은 ‘선미팝’이라는 수식어를 만들며 장르화되고 있다는 평이다.

“나 아이돌 같죠?” 앙코르 공연에서 원피스로 갈아입은 선미는 자신을 비추는 스크린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아이돌 선미가 아닌 아티스트 선미로 정체화한 것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선미를 향한 팬들의 바람도 점점 변해가고 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임모씨는 “선미를 롤모델로 꼽는 후배나 동료 여자 가수들이 많아지고 있는 걸 볼 때 뿌듯함을 넘어 감동을 느낀다”며 “오래 활동하면서 계속해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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