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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경에 무대책…붉은 수돗물은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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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중간 조사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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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래 환경부 장관(왼쪽)과 박남춘 인천시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17일 인천 서구 청라배수지에서 수돗물의 수질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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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인천시의 총체적 대응 실패가 빚은 ‘인재’로 판명됐다. 수돗물은 오는 22일부터 단계적으로 정상 공급돼 29일까지 전 지역에 공급 재개된다.

10시간 걸릴 급수 경로 전환

10분 만에 해치우려다 사고

인천시, 탁도 측정 않고 방관

일시적 현상 판단 피해 키워

29일까지 공급 전면 재개


환경부는 지난달 30일부터 발생한 인천 수돗물 적수 사고에 대한 정부원인조사반의 중간 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이번 사고는 인천 서구·중구·강화 지역 주민 67만명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인천 서구 공촌정수장 대신 다른 정수장으로 급수 경로를 바꾸는 수계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촌정수장에 물을 공급하는 서울의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이 전기설비 점검으로 가동을 중지하게 되자, 인근 수산·남동 정수장에서 무리하게 역방향으로 물을 공급하다 사고가 난 것이다.

김영훈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수계전환에는 10시간 정도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하지만 불과 10분 만에 밸브를 개방했다”고 설명했다. 역방향으로 바꿀 때는 충격을 고려해 중간중간 이물질 발생 여부를 확인 후 공급량을 서서히 늘려야 하지만 갑작스레 밸브를 열면서 유속이 두 배 이상 빨라져 관벽에 붙어 있던 물때가 떨어져 나간 것이다.

지난 5월30일 오후 1시30분쯤 공촌정수장에서 물을 바로 공급받는 서구에서 첫 민원이 접수됐다. 이어 관로에 남아 있던 혼탁한 물이 퍼져나가 지난 2일에는 영종지역, 지난 13일에는 강화지역까지 피해가 확산됐다.

인천시는 초기에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음에도 ‘무대책’이었다. 사고 당일 낮 12시31분쯤 탁도가 0.6NTU까지 급격하게 높아져 먹는 물 수질기준(0.5NTU)을 넘어섰는데도 인천시에선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탁도계가 망가져서 정확한 탁도 측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는데도 수질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발표했다. 상수관망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아 오염된 물은 계속해서 주택가까지 흘러갔다.

하지만 인천시는 일시적으로 물이 혼탁해졌다가 다시 맑아졌다는 과거 사례를 근거로 1주일 내에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판단해 사태를 장기화시켰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번 사건은 노후화된 관이 문제라기보다는 100% 인재였다”면서 “정부에선 지난 3일부터 지원에 나서려고 했지만, 담당자가 사실을 속이려는 모습까지 보였다”고 말했다.

붉은 수돗물을 정수하면 인체에 해롭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꼭지에서 나온 검은색 알갱이는 알루미늄·망간·철 등 수도관 침전물이고, 붉은색은 망간이나 철 때문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조사반은 “수질 기준을 충족한다고 해서 필터 색상이 쉽게 변할 정도의 물을 마시라고 권장할 수는 없다”면서 “빨래나 설거지 등 생활용수로는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23일까지는 정수장 등 관련 시설 청소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정부 조사단의 발표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인천시민들에게 다시 사과했다. 사태의 책임을 물어 인천 상수도사업본부장과 공촌정수사업소장은 직위해제했다.

배문규·박준철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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