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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Journal] 비만·노화·장수…이 모든 게 腸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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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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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한 여름은 장(腸)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계절이다. 장은 평소에도 과식과 음주, 오염된 음식에 의해 편할 날이 없다. 식중독의 경우 전체 환자의 40%가 6~8월(여름)에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장 상태는 건강의 척도를 보여준다. 장내 미생물이 군락을 이루며 살고 있고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장은 비만과 노화, 수명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대장암의 최고 명의인 김남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최근 발간한 '몸이 되살아나는 장 습관'(매경출판)에서 "장이 좋지 않으면 온갖 질병에 걸리기 쉬운 몸이 된다"면서 "평소 배달음식과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고, 아침식사를 자주 거르며, 다이어트 때문에 탄수화물보다 단백질을 선호했다면 이미 당신의 장이 망가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한다. 장은 만병의 근원이다. 망가진 식습관으로 생긴 유해균은 건강에 치명타를 입힌다. 과민성대장증후군, 알레르기, 각종 대사질환, 심혈관질환, 심지어 암까지도 장내 미생물이 원인일 수 있다. 또한 장은 뇌와 함께 장 신경계와 뇌 중추신경이 연결축(gut-brain axis)으로 이어져 '제2의 뇌'처럼 인지와 사고,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소화가 안되거나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 신경계는 5억개의 뉴런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1억개의 뉴런으로 구성된 척수보다 5배나 많다. 미국 신경생리학자 마이클 거숀은 뇌에서 정신으로 안정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95%가 장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장을 '제2의 뇌'라고 명명한 바 있다.

◆ 장은 왜 중요하고 만병의 근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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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환경은 매일 먹는 음식물에 따라 바뀐다. 음식을 입에 넣으면 턱 관절과 치아로 잘게 찢은 후 분쇄하고 식도를 거쳐 위로 보낸다. 위에서는 연동운동을 통해 음식물이 단백질 분해효소와 잘 섞인다. 십이지장으로 음식물이 들어오면 십이지장, 췌장에서 소화효소가 분비돼 섞인 후 소장으로 내려가면서 작은 입자로 분해되는 소화 과정을 거친다. 이어 소장에서 영양분을 우리 몸으로 빨아들이는 흡수 과정을 거치게 되며 흡수된 영양분은 각 장기와 세포의 활동 에너지로 쓰이고 남은 것은 지방으로 저장된다. 우리 몸은 항상 소화와 흡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조절되는데, 간은 담관을 통해 담즙을 십이지장에 분비하고, 췌장은 췌관을 통해 췌장액을 십이지장에 분비한다. 소화에는 내분비 호르몬도 분비되어 영양분이 혈액을 타고 세포 곳곳에 도달한다. 소장은 약 7m 길이를 가진 장기지만 내부에 융모라는 미세한 돌기가 아주 조밀하게 존재해 소화된 당질과 아미노산을 많이 흡수한다. 대장에서는 수분 흡수가 일어난다. 소장에서 넘어온 하루 2000㏄의 액체가 스펀지처럼 대장에서 흡수되고 나면 약 10분의 1인 200㏄로 줄어든다. 우선 소장에서 상행(우측)결장으로 액체가 도달할 때 수분과 전해질이 주로 흡수되고 내용물이 횡행결장으로 넘어가면서 딱딱한 대변의 형태가 된다. 대변의 양은 일반적으로 70g에서 450g 사이다. 대변은 수분을 빼면 그중 약 40%가 미생물군이고 이러한 장내미생물 총의 유전정보를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한다. 대변은 대장암 조기 진단에도 사용되고 유익균이 많을 경우 대변 이식에도 활용된다. 장내미생물은 유익균, 유해균, 유익하지도 않고 유해하지도 않은 균들로 이뤄져 있고, 주변 환경에 따라 생존에 유리한 쪽으로 변하는 중간균이 있다. 장내미생물은 약 100조개로 무게만 1㎏에 달한다. 비율로 따지면 중간균이 약 70%, 유익균과 유해균이 각각 15%씩 차지한다.

소화시간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식사 후 음식이 위장과 소장을 통과하는 데 약 6~8시간 걸린다. 대장에서 추가적인 소화 및 수분 흡수가 이뤄지고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제거된다. 대장을 통한 평균 이동시간은 남성이 평균 33시간, 여성 47시간으로, 식사 후 평균 하루 반이면 소화된 찌꺼기가 배출된다고 볼 수 있다. 배설물은 우리 몸에서 보통 18~36시간 안에 배설돼야 독성물질이 오랫동안 체내에 머무르면서 여러 장애를 일으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독성물질은 장에 유산균과 섬유질이 충분해야 몸 밖으로 잘 배출할 수 있다. 변비 등의 이유로 장에 노폐물이 축적되면 염증 반응이 증가하고 설사, 과민성대장증후군, 류머티즘, 아토피 등 다양한 질병이 생길 수 있으며 염증물질은 혈액을 통해 이동해 조직과 세포를 손상시킨다.

장은 영양분 섭취, 찌꺼기(배설물) 배출 기능과 함께 면역 기능을 담당하기도 한다. 장에는 체내 면역세포의 70%가 집중돼 있어 장이 건강하면 면역 시스템이 활성화돼 병에 걸리지 않는다. 만약 병원균과 같은 이물질이 발견되면 소장 점막에 분포한 파이엘판(Peyer's patch)이 림프구로 하여금 이물질이 날뛰지 못하도록 면역항체(면역 글로불린)를 만든다.

◆ 건강한 장내환경 만들려면 어떻게

장 건강은 올바른 식생활에서 출발한다. 육류와 채소류를 균형 있게 섭취하되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 패스트푸드, 당지수가 높은 밀가루 음식, 액상과당이 함유된 가공식품과 음료, 요리 등을 피해야 한다. 음식물 섭취는 배변 색깔과 모양으로 나타난다. 가장 이상적인 변의 색깔은 황토색에서 짙은 갈색이며 형태는 바나나와 같다.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황색, 고기 등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갈색에 가깝다. 대변이 검다면 상부위장관이나 대장, 혹은 소장 출혈이 원인일 수 있다. 하얀색 대변은 담도폐색인 경우가 있으며 대개 황달이 동반된다.

채소류에 많은 식이섬유는 크게 수용성과 불수용성으로 나뉜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글자 그대로 물에 녹는 식이섬유로, 물과 함께 있으면 물을 흡수해 부피가 커지면서 젤 형태로 변한다. 과일, 해조류나 콩과 같은 채소에 많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탄수화물 흡수를 지연시켜 혈당 상승을 막고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식욕 조절과 비만 방지에 도움이 된다.

불수용성 식이섬유는 물에 녹지 않는 식이섬유로 콩나물이나 샐러드와 같은 채소의 질긴 부분이 대표적인 예이다. 물에 녹지 않고 물을 흡수하는 불수요성 식이섬유는 대변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여 수용성 식이섬유와 비슷하게 대장 속의 유해균을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주로 통밀, 견과류, 채소에 많다.

장 운동을 활발히 하여 배변을 촉진하는 운동도 중요하다. 가벼운 걷기 혹은 조깅, 적절한 유산소 운동은 장내 세균총의 다양성을 증가시켜 장 건강을 개선해준다. 복부 강화 근력운동과 골반 기저근을 강화시켜주는 운동은 배변 기능을 향상시켜 잔변감을 줄이고 변비를 예방한다.

'몸이 되살아나는 장습관' 펴낸 김남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
대장암수술 1만건 이상 집도, 현역 외과의사의 '韓食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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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건강 관련 서적은 주로 해외 소화기내과 의사들이 집필해왔다. 특히 수술실 밖 의사들이 저술한 것이 많아 의학지식 깊이는 있지만 생동감이 떨어졌다. 이런 점에서 외과전문의로 지난 25년간 1만건 이상 대장암수술을 집도한 김남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63)가 펴낸 '몸이 되살아나는 장습관'(매일경제신문사)은 체험에서 나온 정보가 많아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남규 교수가 매일 환자 내장을 훤히 들여다보면서 평소 느꼈던 점을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해주고 있다. 특히 장 건강과 밀접한 소화기내과(박수정 교수), 식품영양학(이승민 교수), 운동(전용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 가정의학(이지원 교수) 등 전문가의 식견이 가미되어 완성도를 더했다. 진료 일선에 있는 명의로서 그동안 경험하고 배운 것을 이 책 한 권에 정리한 셈이다. 김 교수는 "전공의 수련하던 1980년 초에는 대장질환 수술이 적었지만 불과 30년 만에 대장암과 염증성 장질환 수술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면서 "한국과 근대화 시기가 비슷한 싱가포르, 대만, 중국 대도시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장질환 원인이 비만, 흡연과 음주, 육식 중심의 식습관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지난 40년간 환자를 보면서 다양한 장 질환을 조기 발견·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특히 장이 좋지 않으면 대장암, 대사질환 등 온갖 병에 걸리기 쉽다"며 "쾌적한 삶을 위해 환경보전이 중요하듯, 건강하게 장수하려면 장내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지난 2년간 식습관 개선과 운동을 통해 장내 환경 변화를 직접 체감하고 있다. 그는 채식 중심의 식단, 야식을 끊고 아침식사를 꼭 챙겨먹기, 매일 1시간 운동 등을 통해 BMI지수(체질량지수·몸무게 ㎏÷키㎡) 27이었던 몸무게를 13㎏가량 뺐다. 김 교수는 "아무리 운동을 해도 500㎉를 소모하기 쉽지 않다. 한식 중심으로 배고프지 않게 천천히 식사하고 운동을 병행하니 9개월 만에 7~8㎏이 빠졌다"면서 "체중 감소로 혈압과 혈당, 고지혈증이 개선됐고 무엇보다 장이 편안해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짠 국물과 함께 화로구이(직불) 고기와 가공식품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김 교수는 장 환경 개선과 관련해 한식(韓食)에 주목한다. 그는 "한식은 포만감을 주는 섬유질과 단백질, 탄수화물로 구성된 균형 잡힌 식단이다. 물론 음식에 염분이 많다는 약간의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맵고 짠 음식을 줄이고 발효식품 등을 적절하게 먹는다면 한식으로 장 건강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시아태평양대장암학회 초대회장, 미국 대장항문학회가 발행하는 공식학술지 부편집인, 영국 왕립외과학회·미국 대장항문학회 펠로우, 대한대장암연구회장, 대한종양외과학회장 등을 역임한 국내 대장암 최고 권위자다.

※ 참고 = '몸이 되살아나는 장습관'(김남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지음·매일경제신문사)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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