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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서열 파괴한 지명…'강골' 윤석열이 꺼낼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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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자 윗기수 19∼22기 21명 / 고위간부 최소 절반 용퇴 가능성 / 수사권 조정·檢개혁 난제 산적 / 줄사퇴 땐 조직 운영 차질 우려도 / “나이 많아 평소 ‘형님’ 리더십 발휘…내부적으론 큰 동요 없어” 분석도 / 尹, 청문회 준비단 꾸려 대비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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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태풍일까, 단순한 미풍으로 그칠까.’

검찰 내 기수·서열을 파괴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이후 검찰 안팎의 모든 관심은 차기 인사 폭에 쏠려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을 비롯한 검찰개혁 등 난제를 풀어야 하는 윤 후보자가 어떤 카드를 꺼낼지 주목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법연수원 23기인 윤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 임명되면 현재 40명의 고검장·검사장급 중 윤 후보자보다 기수가 높은 고위 간부들은 대거 용퇴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 고위 간부 가운데 19∼22기가 그 대상으로, 총 21명이다. 고위 간부의 절반은 검찰을 나갈 것이라는 얘기다. 현직 검사장 A는 “검사장들이 당장 줄사퇴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다들 눈치를 보다가 인사 시점을 전후로 시기를 봐서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송인택(사법연수원 21기) 울산지검장이 현직 검사장 가운데 처음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 후보자를 차기 총장으로 지명한지 하루 만이다. 다만 송 지검장은 차기 총장 인선과는 무관하게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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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자와 동기인 23기의 경우 잔류를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윤 후보자와 동기인 간부는 강남일(법무부 기획조정실장)·고기영(춘천지검장)·구본선(대검찰청 형사부장)·배성범(광주지검장)·송삼현(제주지검장)·오인서(대검찰청 공안부장)·이성윤(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이정회(창원지검장)·조상철(대전지검장) 총 9명이다. 현직 검사장 B는 “23기는 그대로 남을 것 같다”며 “윤 후보자가 (사람들을 다 내보내는) 그럴 스타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사장들이 한꺼번에 옷 벗고 나가면 조직의 안정적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검사장으로 승진한 지 얼마 안 된 22·23기는 아직 조직에 남아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얘기가 들린다. C검사장은 “윤 후보자가 구체적으로 자기 의사를 밝힌 적은 없지만 다 같이 가려고 하는 스타일”이라며 “이번에도 그렇게 할 것이고, 많이 나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윤 후보자의 현재 상황은 2005년 연수원 4기수를 건너뛰고 총장이 된 정상명 전 검찰총장 당시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취임 직후 수사권 조정 문제로 안정적인 조직운영을 해야 했던 정 전 총장은 총장 내정 직후 당시 안대희 서울고검장과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 임승관 부산고검장 등 연수원 7기 동기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검찰을 떠나지 말아달라”며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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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자의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이 기수·서열을 파괴한 파격 인사이긴 하지만 내부 동요는 그다지 크지 않다고 한다. 현직 차장검사는 “평소 (윤 후보자를) 잘 따르는 후배도 많고, 동기들보다 나이도 많아서 ‘형님’ 같은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한편, 윤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준비단 인력을 편성하고, 청문회를 위한 준비절차에 들어갔다. 준비단장은 문찬석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맡았다. 실무형인 윤 후보자는 문무일 검찰총장의 청문회 준비단 인원인 27명에 비해 축소된 규모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폐청산 바통터치’ 중앙지검장은 누구?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됨에 따라 향후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할 차기 서울중앙지검장이 누가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아울러 윤 후보자가 각별히 신임하는 후배 검사들의 진로에도 검찰 조직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후보자의 뒤를 이을 서울중앙지검의 수장으로 윤대진(사법연수원 25기)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찰청 이성윤(〃 24기) 반부패강력부장, 문찬석(〃 24기) 기획조정부장이 거론된다. 서울에 근무하는 한 차장검사는 “윤 후보자는 기본적으로 수사를 잘하는 ‘실력파’ 검사를 좋아한다”고 했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이라는 상징성에 더해 산적한 ‘적폐청산’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할 때 윤 후보자가 능력이 검증된 후배에게 서울중앙지검을 맡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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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국장은 서울중앙지검 1차장 시절부터 차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법조계에서는 윤 후보자를 ‘대(大)윤’, 윤 국장을 ‘소(小)윤’으로 부를 정도로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이 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정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인 2004년부터 2년간 특별감찰반에서 파견 근무를 하며 인연을 맺었다. 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이기도 하다. 2017년 대검찰청 형사부장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반부패강력부(옛 중앙수사부)를 이끌고 있다.

문 부장은 특별수사에 잔뼈가 굵은 ‘특수통’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로 근무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 전모를 밝히기 위한 ‘다스 수사팀’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을 인정받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으로 승진 발령이 났다.

윤 후보자 휘하에서 2년간 각종 ‘적폐청산’ 수사를 도맡아 온 한동훈(〃 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의 진로도 관심거리다. 윤 후보자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위해 꾸려진 박영수 특별검사팀 합류 당시에도 파견검사였던 한 차장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한 검찰 간부는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기조부장으로 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며 “정 안 된다면 윤 후보자가 수사기획관으로라도 데려가려 하지 않겠냐”고 했다.

김건호·정필재·배민영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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