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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2020 트럼프 재선', 시진핑·김정은·'샤이트럼프'가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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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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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그리고 샤이 트럼프(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숨은 지지자들). 18일(현지시간) 대선 출정식을 치른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가를 사람들이다.


대선 출정식을 앞두고 실시된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주요 후보와의 1대1 대결에서 모두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적으로는 자칫 1992년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재선에 실패하는 현직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뉴욕 월가는 물론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전망하고 있다. 지난 3월 월가에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점친 전문가는 71%나 됐다. 재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장 큰 힘은 경제다. 미 경제는 2009년 이후 10년간 호황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대를 기록했고, 50년래 최저 실업률(4월 기준 3.6%), 월평균 16만개 이상 신규 일자리 창출 등 각종 지표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그가 대내외에서 벌이고 있는 굵직한 이슈들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미 대선 지형도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그와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는 주요 외국 리더들과의 담판 결과에 따라 재선에 호재가 될 수도, 자칫 그를 낙마시키는 악수(惡手)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키맨'은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다. 트럼프 행정부 외교 정책의 핵심은 미ㆍ중 무역 전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세기 패권 국가 경쟁에서 잠재적 라이벌로 떠오른 중국을 제압하는 동시에 연간 4000억달러(약 471조원ㆍ2018년 상품 수지 기준 4190억달러)에 달하는 대중국 무역적자를 해소하겠다며 지난해부터 중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다. 이미 양국이 2500억달러(약 295조원) 대 600억달러(약 70조6000억원) 규모의 중국ㆍ미국산 상품에 각각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미국은 지식재산권(IP) 보호 강화 법제화ㆍ이행 강제 조항 등 중국의 경제ㆍ사회 시스템까지 손보겠다는 태세다.


두 정상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확대 회담을 통해 담판에 나서지만 여전히 협상 타결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에는 미ㆍ중 무역 전쟁으로 미 소비자, 기업, 농민이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잇따르고 있어 자칫 갈등이 악화할 경우 그의 재선가도에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과의 북한 비핵화 협상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표심을 가를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이후 김 위원장과의 두 차례 만남을 통해 북한의 핵ㆍ미사일 실험을 중단시켰다며 이를 자신의 치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반면 김 위원장이 협상을 포기하고 미 대선 전에 핵 실험 재개 등의 도발을 감행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좌절시킬 악재로 돌변할 수도 있다.


파월 의장은 '경제' 부문의 키맨으로 꼽힌다. 미ㆍ중 무역 갈등으로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미 경제에 파월 의장이 구원투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9일 끝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의 대선 레이스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4일 시카고에서 열린 한 통화 정책 콘퍼런스에서 "무역 갈등 이슈에 대해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정책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샤이 트럼프나 러스트벨트(산업 쇠락 지역)의 백인 중ㆍ하층 노동자들의 민심도 변수다. 지난 대선 당시 주별로 5~10%의 비율을 차지했던 샤이 트럼프들이 여전히 존재할 경우 현재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주요 후보군에 비해 10% 안팎으로 뒤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그러나 2016년 대선 때의 정치 신인이 아니라 현직 대통령이며 임기 중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한 검증이 이뤄진 상태여서 샤이 트럼프 현상이 재현될지는 미지수다.


러스트벨트의 민심도 불안하다. 지난 3월 트럼프 캠프 자체 여론조사 결과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 지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여론이 취임 초기보다 20%포인트 안팎 높아진 것으로 나타난 탓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누출한 3명의 관계자가 최근 트럼프 캠프를 떠났을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를 통해 대선 출정식 직후인 다음 주부터 대대적인 불법 이민 단속을 벌인다고 선언한 것도 이민 문제에 민감한 러스트벨트 백인 중ㆍ하층 노동자들의 민심을 다잡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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