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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후] 모든 것을 ‘감싼 남편’에 배신으로 ‘답한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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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사인 A 씨는 2017년 7월 아는 지인의 소개로 B 씨를 만나 서로 호감을 느끼고 교제를 시작했다.

B 씨는 A 씨와 만나면서 “자신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두 번 결혼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최근 전 배우자의 폭행으로 손가락을 절단하는 상해를 입어 피해자 조사를 받는 등 힘들게 지내고 있다”며 그동안의 힘들었던 삶을 A 씨에게 털어놓았다. B 씨 얘기를 들은 A 씨는 B 씨에게 애틋한 마음이 생겼고 그녀를 더욱 사랑하게 됐다. 이후 A 씨는 B 씨의 체납된 월세를 대신 내주고 생활비도 빌려줬다. 여기에 B 씨의 주거지가 마땅치 않자 A 씨는 자신의 집에서 B 씨가 지내도록 호의도 베풀었다.

만난 지 약 한 달 후인 2017년 8월 7일. 기관사인 A 씨는 원양 화물선에 승선, 두 사람은 문자와 전화로만 연락을 주고받았다. 2017년 10월 30일 A 씨는 승선 후 처음으로 외출을 나왔고 당일 B 씨를 만나 결혼을 약속하고 먼저 혼인신고부터 했다. 이후 A 씨는 다시 배에 복귀했고 5일 후 B 씨에게 뜻밖의 소식을 듣는다. B 씨는 A 씨에게 “임신했다. 지금 우리 상황에 애를 키우기 힘드니까 낙태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A 씨는 낙태하지 못하도록 B 씨를 다독이며 위로해줬고 두 사람은 이후 여느 부부와 다름없이 지냈다.

하지만 약 2개월 후부터 A 씨에게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일어난다.

2017년 12월 중순부터 아내 B 씨가 연락이 되지 않았고 배에서 하루하루 아내 걱정을 하던 남편은 친구에게 아내의 소재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며칠 후 친구의 얘기를 들은 남편은 충격에 빠진다. 친구는 현재 B 씨가 구속돼 구치소에 있다는 믿기 힘든 말을 전했다. 이후 남편은 구치소로 가 아내를 면회했고 아내는 억울하게 구속됐다며 자신을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의 말을 믿고 함께 지낼 신혼집을 구해 이사까지 하게 된다.

이제 아내와 행복한 날만 기약했던 남편은 또 한 번 아내의 과거를 알게 된 후 큰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게 된다.

아내 출소 후 함께 살 새로운 집까지 마련한 남편 A 씨는 아내의 짐을 정리하다 우연히 서류 봉투를 발견한다. 서류에는 모 검찰청에서 보낸 것으로 아내가 과거 수차례 성매매 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과 함께 인터넷 채팅을 통해 조건만남 또는 성매매 후 합의금을 받아내기 위해 성매수남들을 성폭행 등으로 허위 신고해 무고죄로 처벌받은 내용이었다. 서류에는 또 아내가 전남편과 함께 일부 피해자들을 공갈·협박했다는 범죄사실로 2017년 5월 구속 구금되었다는 사실도 포함돼 있었다. 이와 함께 남편은 아내가 지난 2018년 5월 구치소에서 아이를 출산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믿었던 아내의 배신감에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느낀 남편 A 씨는 법원에 혼인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남편의 손을 들어줬다. 부산가정법원 이미정 판사는 오늘(19일) 남편 A 씨가 아내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혼인취소 소송을 인용(청구인의 청구 취지를 받아들이는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두 사람이 혼인 당시 아내인 B 씨가 무고와 공갈 등 범죄사실로 수사를 받던 중이었고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어 A 씨와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었음에도, A 씨가 이를 알지 못하고 혼인을 하게 됐다”며 "이는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혼인을 취소한다"고 주문했다.

사정원 기자 (jws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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