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산고 학부모들이 자사고 지정 취소에 반발해 20일 오전 전북 전주시 전북교육청 앞에 조화를 세웠다. 전주=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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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 상산고가 결국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위기에 처하자 졸업생들도 반발했다. 상산고 졸업생들은 재지정 평가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고, 지정 취소 시 교육의 질 저하도 우려했다.
상산고 졸업생 일부는 20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 소식을 공유하며 전북교육청의 결정에 분노를 표출했다.
졸업생 A씨는 SNS에서 “상산고는 전북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학교”라며 “전북 교육 수준을 하향 평준화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왜 자사고를 취소하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모인 곳이고, 학교도 환경을 잘 조성해줘서 강제로 공부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공부하도록 한다”며 “상산고가 없어진다고 해서 교육의 평준화를 실현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졸업생 B씨는 자사고 지정 취소 기사를 공유하며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냐. 0.39점이면 일부러 떨군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졸업생도 “자사고의 재지정 평가 기준점수가 70점인데 80점으로 변경해서 0.39점 차이로 취소한 것은 파시즘 아닌가”라고 글을 남겼다. “진짜 너무 어이가 없다”, “교육청에서 평가 기준을 다른 데 보다 훨씬 높여놓고 미달이란다” 등의 반응을 보인 졸업생들도 있었다.
상산고 학부모들이 20일 전북 전주시 전북교육청 앞에서 항의 집회 도중 '전북교육은 죽었다'는 의미로 절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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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졸업생조차 교육청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트위터 이용자 jnp***는 “다른 시도 기준인 70점보다 월등한데 1등하고도 탈락하는 웃픈 사태가 오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고, “전주하면 상산고인데, 전북은 이제 뭘 내세울 거냐”(xxx***), “어떻게든 취소하기 위해 평가점수도 70점에서 80점으로 올렸고, 심의 내용도 약점 잡으려던 거 아니냐”(ahn***) 등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앞서 전북교육청은 이날 오전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실시한 결과 79.61점이 나왔다”고 밝혔다. 재지정 커트라인인 80점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상산고는 2003년 자사고로 지정된 이후 16년 만에 일반고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청문 절차와 교육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해 바로 자사고 지정이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상산고는 즉각 반발했다. 상산고 측은 “다른 시·도 자사고는 70점만 받아도 지위가 유지되는데, 상산고는 79.61점을 받았는데도 지위 박탈 절차를 밟으려고 한다”며 “자사고 평가라는 원래 목적은 무시한 채, 정해진 결론인 ‘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이기 위한 수순과 편법이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끝내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이 내려진다면 행정소송 및 가처분신청 등 법적 구제 수단을 강구하겠다”며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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