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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이 켠 이주열의 고민…저물가 해결책은 어디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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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발표

이주열 총재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종합적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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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19.6.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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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깜빡이를 보다 선명하게 켰다.

이 총재는 "상황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또다시 열어놨다. 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반도체 경기회복 지연을 지목하며 "우리경제의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이전보다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는 발언을 되풀이했다.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2%)에 한참 못미치는 0.6%에 불과하고 연간으로 봐도 1%를 넘기 힘들 것이라는 한은의 고백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그러나 이 총재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금리인하 만으로는 저물가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총재는 "물가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 통화정책으로 제어하기 어려운 부분 요인 영향이 커져있다"며 "그렇게 때문에 그야말로 물가만 보고 (통화정책을) 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저물가만 보고 기준금리를 내리지는 않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이다.

◇ "상황 변화에 적절히 대응" 금리인하 가능성 재확인

이 총재는 25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발표를 위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여건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창립기념사에서 언급했듯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 총재는 "창립 기념사 이후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등 불확실성 전개 방향과 우리 경제 성장에 미치는지 영향을 살펴보면서 통화정책 방향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이 총재는 한은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반도체 경기 부진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대내외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 총재의 기존 발언과 상당한 온도차를 보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발언 이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3분기 중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미국이 빠르면 7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통위의 8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0%대 가능성도

물가안정목표 2.0%를 크게 밑도는 낮은 소비자물가도 금리인하 압력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한은의 설립 목적 1호는 물가안정이다. 시중의 유동성을 조절해 적절한 물가상태를 유지함으로써 경제활력과 국민후생을 지켜야 하는 책무를 갖고 있다. 따라서 저물가 장기화는 기준금리를 인하해 유동성을 풀어야 하는 유인으로 작용한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물가 상승률을 0.6%로 예측했다. 또 올해 물가 상승률이 지난 4월 전망치(1.1%)를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물가 상승률이 0%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연간 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하면 2015년 이후 4년만에 처음이다.

다만 이 총재는 저물가를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에 선을 그었다. 물가만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할 때는 물가만 보는 게 아니고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같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통화정책으로 저물가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저물가에 대해 수요·공급·정책요인이 맞물린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먼저 수출과 투자가 감소하고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압력은 약화됐다"고 했다. 또 "공급 측면에서 보면 금년 들어 국제유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 이상 하락했으며 양호한 기상여건으로 농산물 수급 여건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정부정책 측면에서는 일부 공공요금이 인상됐으나 무상교육이 확대되고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됐다"며 "공급측 요인과 정책 요인은 모두 물가의 오름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효과가 물가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에서도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시장금리와 정책금리 간 괴리가 커서 투자와 소비를 유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일반적으로 금리를 조정했을 때 효과는 꼭 금리를 조정한 시점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며 "중앙은행과 시장과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시장 기대의 변화에 따라 나타나기도 하고 경우 따라서 금리 결정 이후에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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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19.6.2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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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대외불확실성…통화정책 향방에 주요 변수

이 총재는 이날 대외불확실성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감을 표명했다. 그는 "곧 타결될 것처럼 보이던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세계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그간 우리 경제를 견인해 왔던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며 "그에 따라 우리 경제의 향 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이전보다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7월 수정경제전망 발표를 앞두고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도 "대외 리스크 요인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산업활동동향 등 새로 입수되는 실물경제 정보를 지켜봐야 보다 정확한 성장률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현행 2.5%에서 2.3~2.4%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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