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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워런 버핏은 왜 비트코인에 독설을 퍼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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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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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스틴 쑨 트론 최고경영자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의 점심 경매에 낙찰돼 화제다. 워런 버핏은 대표적인 비트코인(암호화폐) 비관론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버핏은 ‘쥐약’, ‘망상’ 등 비트코인 폄하 표현을 서슴지 않고 해왔다. 지난 5월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도 “암호화폐는 투자라기보다 도박에 가깝다”며 공개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버핏도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력만큼은 인정하고 있다. 버핏은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이 중요한 건 맞지만 비트코인은 근본적으로 망상에 불과하다"며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해서 평가한 바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동일하게 보고 있는 암호화폐 투자자로선 의아할 수 있지만 이같은 관점은 대한민국 정부를 비롯해 꽤 많은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얼핏 모순적으로 보이는 버핏의 발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투자관을 알아야 한다. 이에 버핏은 어떤 성격의 자산에 투자하는지, 첨단 기술 투자에 회의적인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또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약 버핏이 암호화폐에 투자한다면 어떤 상황에서 투자할지 과거 기술주에 투자했던 사례를 바탕으로 가늠해본다.

버핏이 비트코인에 독설을 퍼붓는 이유

버핏의 투자관은 그가 투자 대상을 분류하는 방식을 통해 가늠할 수 있다. 버핏은 투자 대상을 크게 세 유형으로 분류한다. 첫째, 일정 금액으로 표시되는 자산이다. 채권, 주택담보 대출증권, 은행예금 등이 이에 속한다. 통념과 다르게 버핏은 가장 위험한 자산이라고 말한다. 인플레이션으로 화폐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해서다. 1965년 이후 달러의 가치는 86% 하락했다. 당시 1달러에 살 수 있었던 물건을 지금 구매하기 위해서는 7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버핏은 미국 지폐에 ‘하느님을 믿는다’고 써 있지만 화폐를 찍어내는 작업은 모두 사람이 한다고 비꼬았다. 그렇다 해도 일정 수준의 금액은 항상 보유한다고 밝혔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다.

둘째, 아무런 산출물도 나오지 않는 자산이다. 금이 대표적이다. 금은 거의 모든 유형의 자산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 특히 지폐의 가치 하락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 하지만 금에는 큰 결점이 있다. 용도가 많지 않고 산출물도 나오지 않는다. 물론 산업용이나 장식용으로 사용되기는 한다. 하지만 수요가 제한적이어서 신규 생산량에 미치지 못한다. 또 금 1온스는 아무리 오래 보유해도 여전히 1온스다. 산출물이 나오지 않으므로 장차 다른 사람이 더 높은 가격에 사줄 것이라는 기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셋째, 산출물이 나오는 자산이다. 기업이나 농장, 부동산 등이 있다. 버핏이 투자대상으로 삼는 유형의 자산이다. 특히 버핏은 인플레이션 기간에도 신규 자본을 거의 투입하지 않고 구매 가치가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자산을 가장 선호한다. 코카콜라 같은 기업이다. 사람들은 콜라의 가격이 올라도 계속 코카콜라를 마신다. 설령 지폐가 사라진다 해도 이런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 금이든, 조개껍데기든, 비트코인이든 사람들은 자신이 일해서 번 화폐를 코카콜라와 기꺼이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이 생산한 것과 다른 사람들이 생산한 것을 끊임없이 교환한다.

버핏은 비트코인을 어떻게 바라볼까? 그는 CNBC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는 생산적인 자산이 아니고 순전히 현재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주고 이를 사려는 다른 시장 참여자의 수요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을 금과 같은 성격의 자산으로 여기는 것이다. 버핏에 따르면 산출물이 없는 자산을 사는 이유는 화폐가치 하락을 걱정하는 사람이 증가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값은 화폐가치가 불안정할 때 오르는 경향이 있다. 버핏은 가격 상승이 투자 논리를 정당화해 추가 매수를 끌어들인다고 지적했다. 시류에 편승하는 투자자가 버블을 부추긴다는 이유에서다.

버핏은 2011년 주주서한에서 산출물이 나오지 않는 자산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를 시가총액에 빗대어 설명했다. 오늘날 세계 금 보유고는 약 17만 톤이다. 이 금을 모두 녹이면 한 변의 길이가 약 21미터인 정육면체를 만들 수 있다. 1온스당 1,750달러라면 총 가치는 9.6조 달러가 된다. 금을 살 돈으로 미국의 모든 농경지(1.6조 제곱 미터)를 산 다음 엑슨 모빌 같은 기업을 16개 살 수 있다. 그래도 1조 달러가 남는다. 비트코인에도 비슷한 접근이 가능하다. 비트코인은 총 2,100만 개까지 발행할 수 있다. 편의상 비트코인 1개를 1,000만 원이라 가정하면 비트코인을 모두 발행했을 때 시가총액은 210조 원에 달한다. 버핏은 이 정도의 자금이 있다면 차라리 탁월한 기업을 최대한 많이 사겠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비트코인에 대한 버핏의 평가는 그의 투자관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버핏은 시장가격을 잣대로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지 않는다. 산출물의 공급량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소비자가 구매하고 싶어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얼마나 생산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사람들이 교환하고 싶어하는 대상을 생산하는 자산이라면 미래에 어떤 화폐를 사용하더라도 구매력을 유지할 수 있어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비트코인은 버핏의 투자 대상이 되지 못한다.

물론 이는 버핏의 투자 기준에 근거한 판단일 뿐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버핏의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버핏의 입장과는 별개로 금이 오랜 기간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다수의 사람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버핏은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아도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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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이 혁신기술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

버핏은 혁신기술에 투자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수십 년 동안 IBM, 애플, 아마존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기업에 투자했다. 그래서일까. 일각에서는 버핏이 블록체인을 몰라서 막말을 퍼붓는다고 한다.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워런 버핏이 된다는 것’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 버핏은 지금도 매일 4~5시간씩 각종 글을 읽는다고 말한다. 최신 트렌드를 익히기 위해서다.

빌 게이츠의 평가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첫 만남에서 버핏이 마이크로소프트 사업에 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져 자신을 놀라게 했다고 밝혔다. 추정컨대 버핏은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상당한 수준의 지식을 쌓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버핏을 조롱하기보단 그가 혁신기술에 어떤 태도를 갖고 있고 왜 그런 입장을 취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강조하건대 미국 시민으로서 찰리와 나는 변화를 환영합니다. 참신한 아이디어, 신상품, 혁신적 공정 등이 미국의 생활수준을 높여주며 이는 분명히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투자자로서 (부글부글 거품이)끓어오르는 산업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우주탐사를 보는 관점과 같습니다. 우리는 우주탐사에 박수갈채를 보내지만 우주선에 타고 싶지는 않습니다.

- 버크셔해서웨이 1996년 주주서한


버핏은 혁신 기술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다만 자신이 투자하는 것을 꺼릴 뿐이다. 왜 이런 입장을 취하는 걸까? 버핏은 1999년 선 밸리 컨퍼런스 연설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1900년대 미국에는 2,000여 개의 자동차 회사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단 3곳이다. 이 회사들 마저도 다른 나라 기업에 주도권을 빼앗기며 장부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처지다. 지금까지 사업을 위해 투입한 돈보다 회사에 남아 있는 돈이 적다는 얘기다.

비행기도 마찬가지다. 1903년 12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키티호크에서 인류 역사상 최초로 라이트 형제가 동력 비행에 성공했다. 만약 이때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 먼 곳에 여행하는 세상이 올 것으로 확신했다고 하자. 자연스럽게 관련 사업이 생겨날 것이다. 1919년부터 1939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항공산업과 관련해서 약 200개의 기업이 있었다. 하지만 승자는 보잉뿐이다. 거의 모든 항공산업에 속하는 기업이 심각한 수익성 문제를 안고 있다. 원가는 높은데 낮추기는 매우 어려운 구조여서 그렇다.

자동차와 비행기 모두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으로 꼽힌다.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엄청난 충격과 변화를 줬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준 충격은 그 반대 방향이었다. 버핏이 첨단 기술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첨단 기술을 싫어해서가 아니다. 수많은 기업 중 끝까지 살아남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도 기존의 혁신기술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암호화폐 시황 정보 기업 ‘코인마켓캡’ 페이지를 보면 2,200종이 넘는 암호화폐가 등재돼 있다. 이 중 10년 후에도 살아남을 소수의 암호화폐를 고르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버핏이라 해도 잘못된 투자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버핏은 키티호크의 동력 비행에 성공했던 그 자리에 설 수 있다면 비행기 산업에 공매도를 하겠다고 말한다. 암호화폐 전체에 공매도를 하겠다는 발언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왔다.

기술기업 투자 사례로 본 버핏의 암호화폐 투자 가능성

버핏은 수십 년간 기술기업에 대해 일관적인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랬던 그가 2010년대 들어 기술기업 IBM, 애플, 아마존에 투자했다. 지난 2017년 주주총회 때는 “구글이 버크셔해서웨이의 자회사인 보험사 가이코로부터 광고 클릭당 10~11달러를 받을 당시 구글을 사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며 “당시 구글의 수익에 공헌하고 있었기에 거대한 광고 사업을 갖고 있는 구글을 알아볼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자신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번복한 것이다. 기술주에 투자했다면 장래에는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도 있지 않을까? 버핏의 기술기업 투자 사례를 바탕으로 암호화폐에 투자할 여지가 있는지 살펴본다.

버크셔해서웨이가 IBM 주식 매입 소식을 처음 발표한 건 2011년이다. 100억 달러를 투자해 IBM 주식 6400만 주를 사들였다. 당시 버핏은 연례 서한을 통해 “IBM 만큼 투자자에게 많은 수익을 안겨줄 기업도 없을 것”이고 말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및 IBM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대한 기대를 드러낸 것이다. 이후에도 꾸준히 매입해 2016년에는 보유량이 8100만 주에 달했다. 하지만 IBM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클라우드 사업에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강력한 경쟁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버핏은 2017년 4분기에 보유 중이던 IBM 주식 대부분을 처분하고 말았다.

버핏은 IBM 지분을 처분한 대신 애플 주식을 새로 매입했다. 2016년부터 꾸준히 매입해 현재는 2억 5,000만주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5.42%다. 특히 2017년에는 가장 많은 자금을 애플 매수에 투입했을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이런 모습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버핏은 2012년 IBM 주식을 매수할 당시만 해도 “10년 후 애플과 구글의 가치가 훨씬 커진다 해도 우리는 사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버핏은 왜 자신의 말을 뒤집고 애플에 투자했을까? 2018년 2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버핏은 "주식 보유 순서대로 본다면 웰스파고를 선호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우리가 지난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애플"이라며 "소비자는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데 심리적·정서적으로 매우 구속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폰에 대해서는 ‘흡인력이 강한 상품’이라고 추켜세웠다. 버핏은 애플을 기술기업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소비재 기업으로 본 것이다.

많은 시간을 들여 3개월 동안 아이폰X가 얼마나 팔릴지를 추측하는 것은 핵심을 벗어난 것입니다. 이건 마치 10년 전에 블랙베리가 얼마나 팔릴지를 걱정했던 것과 같습니다. 아무도 내년에 비가 올 지 안 올 지를 걱정하며 농장을 사지 않습니다. 그들은 10년 또는 20년 동안 정말 좋은 투자라고 생각할 때 투자를 합니다. 애플은 후발주자와 정말 큰 격차를 내고 있습니다. 매우 환상적인 기업이라는 뜻입니다. 당신은 애플의 모든 제품을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 2018년 5월 CNBC와의 인터뷰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교수는 <플랫폼 제국의 미래>에서 사치품 브랜드의 공통적인 특성 다섯 개를 언급했다. 우상화한 창업자, 장인 정신, 수직적 통합, 세계 무대로의 확산, 프리미엄 가격이다. 애플은 이 다섯 가지를 모두 갖췄다. 소비재 중에서도 사치품 브랜드에 가깝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도 아이폰XS 공개 현장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발언을 했다. 팀 쿡은 "혁신 기술을 적절한 가격에 구매할 소비자는 언제나 존재한다고 믿는다"며 "애플은 수익을 올리기에 충분한 고객 기반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버핏은 애플이 소비자에게 특별한 물건을 만드는 브랜드라고 여겼다. 샤넬이나 프라다처럼 말이다.

최근에는 아마존에 투자했다. 하지만 아마존 사례는 상황이 약간 다르다. 버핏이 직접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버크셔해서웨이 내 다른 운용역의 결정이었다. 다만 버핏과 투자철학은 거의 같을 것이고, 앞으로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끌 주역이라는 점에서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버핏은 지난 5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아마존에 대한 투자 관점을 설명했다. 그는 아마존 투자도 가치투자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실적 대비 저렴해 보이는 은행 주식이나 주가는 높아도 빠르게 성장하는 아마존을 매입하는 원리는 동일하다는 이유에서다. 미래에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기대수익을 계산하고 투자금을 넣는 행위 모두를 가치투자로 간주했다. 한편 버핏은 자신의 승인 없이 운용역이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즉 미래에는 운용역의 주도 하에 더 많은 기술주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여지가 있다.

종합하면 버핏의 관점에서 기술주에 투자한 사례는 IBM이 유일하다. 애플은 소비재 기업으로 분류했고, 아마존은 다른 운용역의 결정이었다. IBM 마저도 자사주 매입·소각에 따른 지분율 상승이 계산에 깔려 있었다. 그럼에도 IBM 투자 성과는 좋지 못했다. 냉정하게 보면 버핏은 앞으로도 암호화폐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투자할 여지를 찾아본다면 버핏 스스로 합리화할 만한 상황이 조성돼야 한다. 애플 제품을 소비재로 분류한 것처럼 말이다. 버핏이 암호화폐에 매력을 느끼려면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경쟁을 마치고 산업 지배력을 갖춰야 한다. 혁신기술은 필연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부른다.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승자를 가려내기는 대단히 어렵다. 특히 기술은 잘 모른다고 말하는 버핏이라면 더더욱 판단을 유보할 것이다. 하지만 경쟁을 마친 후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동차·비행기·스마트폰이 그랬던 거처럼 블록체인 기술도 언젠가 생활의 일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버크셔해서웨이에서 블록체인에 투자하는 시기는 링크·리브라·이더리움·이오스 등 메인넷 단위의 패권 경쟁이 끝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디앱 단위도 마찬가지다. 구글과 같은 지배력을 가진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

둘째, 강력한 수익창출 구조를 갖고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버핏은 시장 지배력을 가진 기업에 투자를 해왔다. 코카콜라·웰스파고 같은 기업들이다. 애플이나 아마존도 예외는 아니다. 시가총액은 다소 높지만 그만큼 안정적인 수익창출 구조를 갖고 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기대하는 투자 성과를 낮추더라도 확실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에 투자해 성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과는 대조적이다.

셋째, 인과관계가 명확해야 한다. 플랫폼 성장이 암호화폐 가치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굳이 투자할 이유가 없다. 네트워크의 성과가 투자 수익으로 연결돼야 한다. 버핏은 ‘시큐리티 토큰’ 성격을 가진 암호화폐를 선호할 것이다. 하지만 시큐리티 토큰은 법적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그렇기에 암호화폐 관련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투자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설령 투자한다 해도 암호화폐보다는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우회할 것으로 보인다. 리브라 인베스트먼트 토큰 대신 페이스북 주식을, 링크 코인 대신 라인 주식을 택하는 식으로 말이다.

[김도윤 디스트리트(D.STRE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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