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이 마트에서 범행 도구를 사는 모습.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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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이 범행에 사용하기 위해 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면제 졸피뎀 처방전 라벨이 뒤늦게 발견됐다. 고유정이 현 남편 A(37)씨와 살던 아파트를 압수수색했던 경찰은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으나, A씨가 직접 찾아내 증거물로 제출했다.

3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A씨는 약품 라벨을 고유정이 자신의 파우치 속 일회용 물티슈 뒷면에 부착해놓았다고 밝혔다. 이 라벨은 고유정이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졸피뎀 처방전 라벨로, 처방받은 사람인 고유정의 이름과 날짜, 약품명 등이 적혀 있다.

A씨는 2일 이 라벨을 제주지검에 직접 증거물로 제출했다.

이 라벨에 따르면 고유정은 전 남편 살해 8일 전인 지난 5월 17일 졸피뎀을 처방받았다. 고유정이 처방받은 졸피뎀은 알약 형태로 된 10㎎짜리로 총 7알이다.

고씨가 처방받은 졸피뎀은 알약 형태로 하루에 1알만 먹도록 권고한다. 고씨는 약 일주일 치에 해당하는 처방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에 따르면 졸피뎀 10㎎짜리 1알은 개인 차가있지만 불면증을 겪는 성인 1명을 서서히 잠들게 할 수 있다. 그러나 7알을 한 번에 복용하면 정신을 잃을 수 있다.

A씨는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자신의 변호사와 함께 충북 청주 자택으로 향했고, 집안을 뒤진 끝에 고씨 파우치 속에서 일회용 물티슈 뒷면에 붙어있던 졸피뎀 라벨을 찾았다.

A씨는 “고유정이 평소 들던 가방이 압수수색 이후에도 집에 남아 있었다”며 “고유정이 졸피뎀 구입 사실을 숨기기 위해 따로 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제주지검 조사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 5월 17일 주거지인 청주 자택에서 약 20㎞ 떨어진 약국에서 수면제의 일종인 졸피뎀을 처방받은 후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에게 직접 만든 카레에 졸피뎀을 섞어 먹게 한 뒤 살해했다. 검찰은 키 180㎝, 몸무게 80㎏의 강씨가 저항하지 못한 이유는 졸피뎀을 이용한 고유정의 범행 수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지검은 1일 고유정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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