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아직도 적수 나오는데” 발끈
학교 3곳 발암물질 기준치 초과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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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30일부터 이어진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수질이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발표했으나, 주민들은 이 발표를 인정할 수 없다며 민관협의회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는 등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 수돗물 안심지원단은 서구 청라동과 검암동의 36개 지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탁도와 망간·철 검출 여부 등이 모두 기준치를 충족했다며 사태 이전으로 수질이 회복됐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지난 5월30일 사태 발생 이후 수질 정상화 판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각 가정에서 필터 상태 등을 통해 체감하는 수질 상태는 다를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안심지원단은 피해 지역에 대해 블록별로 수질 검사를 진행해 수돗물 안전 여부를 검증해 발표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지역 외의 지역은 현재 수질을 분석 중이다.
그러나 수돗물 피해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서구 수돗물 정상화 대책위원회’와 인천지역 시민단체는 환경부의 수질 정상화 판단을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상화 대책위는 “아직도 자가 테스트를 하면 짧은 시간에 검붉은 색이 곳곳에서 검출되는 상황에서 정상화 발표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지난 5일 환경부 발표 뒤 민간위원 참여 활동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3개 학교에서 발암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7일 성명을 내어 “발암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이 왜 기준치 이상으로 나왔는지 밝히고,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저수조 탓만 하면, 행정 불신만 자초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안심지원단은 저수조를 운영하는 3개 학교에서 지난 1일 받은 수돗물에 총트리할로메탄이 ‘먹는 물 수질 기준’(0.1㎎/L)을 초과했으나, 저수조를 청소한 뒤 재검사에서 모두 적합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총트리할로메탄은 정수를 위한 약품인 염소와 유기물이 반응해 생성되는 소독 부산물로, 물이 고여 있는 시간이 길수록 발생하는 양도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총트리할로메탄 검출과 관련, “4∼5일 검출 학교 3곳 인근 정수장, 배수지 및 학교 주변 수도꼭지(15곳)에 대한 수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수질기준 이내였다. 학교 저수조의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의 행정 불신이 이어지자 박남춘 인천시장은 8일 오전 정상화 대책위 등과 만나 문제 해결 방안을 함께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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