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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제주 발견 뼈도 '동물뼈'…고유정 재판 시신 없이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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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김포 인천 뼈 이어 제주뼈도 모두 동물뼈

유족 "허묘 우려…머리카락 한줌이라도 찾아야"

경찰, 현재도 제주 김포 완도 등에서 수색작업

사설변호인 사퇴한 고유정측 국선변호인 배정

중앙일보

지난달 28일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에서 '전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범행 후 인근 클린하우스에 버린 종량제봉투를 찾기 위해 땅을 파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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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36)이 버린 것으로 추정됐던 제주 뼛조각들이 모두 동물 뼈로 확인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쓰레기 매립장에서 수거한 뼛조각 20여점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감정한 결과 동물뼈로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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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 15일 경기도 김포시 소재 한 쓰레기 소각장에서 '전 남편 살인 사건'의 피해자로 추정되는 뼛조각을 찾고 있다. [사진 제주동부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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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경찰이 제주도와 경기도 김포시, 인천시 등에서 시신 수색 과정에서 발견한 뼈 추정 물체는 모두 동물뼈로 확인됐다.

이번 수색은 고유정이 지난 5월 27일 범행을 벌인 펜션 인근 클린하우스 2곳에서 쓰레기종량제봉투 5개를 연이어 버린 것으로 확인되서다. 유족은 제주에서도 시신 유기 가능성이 있다며 수색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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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36)이 전남편을 살해한 지 이틀 뒤 종량제 봉투를 버린 펜션 인근의 쓰레기 분리수거장. 편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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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사건 발생 한달 이상이 지난 지난달 28일 뒤늦게 제주 동복리 쓰레기매립장에서도 시신을 수색했다. 이로 인해 늑장 수색 비판이 일기도 했다. 수사 초기인 지난달 31일 고씨가 종량제봉투를 버린 정황을 파악해, 매립장에 갔지만 이미 소각처리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제주에서 시신이 유기됐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그동안 제주에서의 시신 유기 가능성은 없다며 인천과 김포, 제주~완도 해상 등을 중심으로 시신을 수색해왔다. 하지만 유족들은 “허묘로 장례를 치를까 걱정”이라며 “조금이나마 가족의 명예를 지키고 한을 풀어주기 위해 머리카락 한줌이라도 찾아 주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지난 9일 피해자 강씨의 친구와 이웃들은 제주시내에서 거리행진을 하며 "시신 일부라도 가족의 품으로 돌려달라"고 집회를 열기도 했다. 경찰관계자는 “현재도 제주지역에서 6~10명의 인원이 유해를 찾고 있고 김포와 완도에서도 각각 1개 팀이 유흔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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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 공개가 결정된 고유정이 카메라 앞에 선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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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0일 현재까지 시신을 찾지 못하면서 '고유정 사건'은 결국 시신 없는 살인사건으로 재판이 진행될 전망이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정봉기)에 따르면 살인과 사체손괴·은닉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 사건의 공판준비기일이 오는 15일 오전 10시30분으로 잡혔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검찰과 변호인이 미리 쟁점사항을 정리하고 증거조사를 할 수 있도록 논의하는 절차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어 고유정은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첫 준비기일에 합의를 거쳐 1차 공판 일정이 정해지면 이날은 고유정이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고유정이 구속된 후 자신의 신체에 대해 증거보전을 신청한 만큼 향후 재판에서 고유정과 고유정의 국선 변호인은 우발범죄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고유정의 변호인단 5명은 지난 5일 일괄 사퇴해 국선전담 변호인이 고유정의 재판을 맡게됐다.

하지만 검찰은 고유정이 전남편 강씨를 살해하기 전 범행 도구를 미리 구입하고 졸피뎀을 준비해 관련 검색도 한 점에 비춰 계획적인 범죄로 보고 있다. 고씨가 범행 자체는 시인하는 만큼 살인죄 입증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직접 증거인 시신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유정은 5월 25일 제주도 한 펜션에서 2년 만에 친아들(5)을 만나러 온 전남편 강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은닉한 혐의로 지난 1일 구속기소됐다.

제주=최경호·최충일 기자 choi.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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