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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돌던 달에서 별 도는 행성이 된 '플루닛(plo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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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목성' 이동 컴퓨터 모의실험 결과 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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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행성을 도는 달(위성) 상상도
[NASA/JPL-Caltech 제공]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행성을 돌던 달(위성)에서 별을 도는 행성으로 탈바꿈한 천체는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콜롬비아 천문학자들이 태양계 밖 외계에서 행성이 된 달의 존재를 확인해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사이언스뉴스(ScienceNews) 등 과학전문 매체에 따르면 콜롬비아 안티오키아대학 마리오 수케르키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외계행성이 된 달에 관한 논문을 출간 전 논문을 모아놓는 논문 초고 사이트(arXiv.org)에 공개했으며,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보(MNRAS)에 제출해 동료평가(peer-review)를 받고있다.

연구팀은 행성이 된 달에 행성(planet)과 달(moon)의 철자를 조합해 '플루닛(ploonet)'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연구팀은 태양계 밖 외계에도 행성을 도는 달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아직 한 개도 발견되지 않는 점에 의문을 갖고 '뜨거운 목성(hot Jupiter)'급 행성에 달이 있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컴퓨터 모의실험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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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성 'WASP-18'과 뜨거운 목성 WASP-18b 상상도. 오른쪽 박스는 광학, X-선 이미지
[X-선: NASA/CXC/SAO/I.Pillitteri 등; 광학: DSS 제공]



뜨거운 목성은 태양계의 수성 위치에 있는 가스형 행성으로, 별 가까이에서도 가스가 불에 타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어 훨씬 더 외곽에서 만들어진 뒤 안쪽으로 옮겨왔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뜨거운 목성이 별 가까이 이주하면서 행성을 돌던 달도 별과 행성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으며, 연구팀은 다양한 조건에 맞춰 컴퓨터 모의실험을 통해 달이 받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44%는 모(母)행성과 부딪혀 종말을 맞았으며 6%는 별과 충돌해 사라졌다. 또다른 2%는 행성계 밖으로 완전히 튕겨 나갔다.

그러나 48%는 모행성의 중력에서 벗어나 모행성이 돌던 별을 함께 도는 '플루닛'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플루닛 중 약 54%는 모행성보다 더 바깥에서, 14%는 더 가까이서 별을 돌았다. 28%는 모행성의 궤도를 가로지르는 특이한 궤도를 보였으며, 나머지 4%는 모행성과 같거나 매우 근접한 궤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대형 가스행성이 별 가까이서 도는 행성계에서는 대부분 이런 현상이 발생해 플루닛이 매우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팀은 플루닛을 일반 행성과 구분하기 어려우나 모행성 가까이에 있는 플루닛은 중력으로 모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의 속도에 영향을 줘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모행성이나 별과 충돌해 종말을 맞은 달이 주변에 고리를 형성한 것으로 분석하면서 외계행성 J1407b가 37개의 고리를 가진 것도 이를 통해 설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달의 표면이 얼어있다면 별에 접근하면서 증발해 혜성과 같은 긴 꼬리를 형성해 별빛을 차단함으로써 태비의 별(Tabby's star)처럼 불규칙한 별빛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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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비의 별 상상도
[NASA/JPL-Caltech 제공]



수케르키아 박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태양계에는 뜨거운 목성은 없지만 플루닛이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다면서 "지구가 달을 매년 3㎝ 밀어내고 있어 불안정한 궤도에 도달하면 달이 플루닛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50억년 뒤에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수케르키아 박사가 제시한 논문은 아직 컴퓨터 모의실험 결과를 토대로 한 가설이며, '플루닛'이라는 신조어가 살아남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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