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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알아보니]체외수정 시술 받고 낳아보니 다른 인종···한국 차병원측 “우리와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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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외수정으로 임신에 성공한 부부가 다른 인종의 아이를 낳은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가 된 병원은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 사이에서 ‘차병원 LA불임센터’로 알려진 곳이라 혼란이 커지고 있다.

9일 가디언과 USA투데이 등은 뉴욕에 사는 한 아시아인 부부가 체외수정으로 자신들과 유전적으로 관련이 없는 쌍둥이를 출산하게 만든 불임클리닉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2년 결혼한 뉴욕 퀸즈 출신의 이 부부는 2018년 9월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CHA Fertility Center(차 난임치료센터)’에서 체외수정에 성공했다. 결혼 후 수년간 임신에 어려움을 겪어 온 이들은 병원에서 여아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열광했지만 곧 혼란스런 상황을 맞이했다. 임신 3개월과 5개월차 초음파 검사에서 뱃속 쌍둥이가 남자아이들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차 난임치료센터 측은 “초음파 검사 결과가 정확하지 않고 결정적인 검사도 아니다”라며 “(부부가)여아 쌍둥이를 가졌고 아무 이상이 없다”고 부부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부부는 지난 3월 남아 쌍둥이를 출산했고 두 아이의 외모는 아시아인이 아니었다.

유전자 검사 결과 쌍둥이들은 부부와 유전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었고 쌍둥이들끼리도 서로 다른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는 결국 어렵게 얻은 아이들의 양육권을 포기했다. 부부는 불임시술을 위해 치료비와 시설비, 약품비, 여행비, 전문 서비스비 등으로 “10만 달러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차 난임치료센터를 의료과실과 사기 등 16가지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10일(현지시간) 글렌데일에 거주하는 부부도 의료 실수로 뉴욕의 아시안 부부와 수정란이 바뀌었다며 차 난임치료센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 부부가 낳은 두 아이 중 한 명의 유전자적 부모라는 주장이다.

센터측은 소송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문제가 된 병원은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 사이에서 ‘차병원 LA불임센터’로 알려진 곳이다. 차병원은 2002년 LA 서쪽에 ‘CHA 불임치료센터’ 개설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때문에 미국 거주 한인여성들이 사이에서는 “(해당 병원)홈페이지는 물론 세미나에서도 한국 차병원과 연계성을 듣고 그곳에서 시술했는데 혼란스럽다” “차병원에서 시술받고 임신 중인데, DNA검사를 요청해야겠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한국 차병원 관계자는 “문제가 된 병원은 차병원이 2002년부터 청구대행서비스와 연구협력 계약을 체결한 곳”이라며 “지분관계나 경영·의료행위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개설 당시 ‘차병원 LA불임센터’로 과잉 홍보된 점이 없지 않다”며 “해당 병원을 차병원으로 생각하는 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ROBERT BROCKSMITH / 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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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연·임소정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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