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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녹두꽃' 조정석 "새 도전·부담감, 다행히도 연기가 참 좋아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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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조정석(39)이 6개월여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녹두꽃'을 통해 드라마에서는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 조정석은 자연스러운 전라도 사투리와 이전의 조정석과는 다른 강렬한 '백이강'으로 또 한 번 호평을 얻었다. 긴 여정을 끝낸 그는 쉴 틈 없이 활동을 이어간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엑시트'에 이어 하반기 방송될 tvN 금토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갈 예정이다.

조정석은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극본 정현민/연출 신경수)를 마무리한 소감을 밝혔다.

조정석은 '녹두꽃'에서 전라도 고부 관아의 악명 높은 이방인 백가의 장남이자 얼자 '백이강' 역을 맡아 자신의 과거를 향해 봉기한 동학농민군 별동대장으로 분했다. 백이강은 과거의 죗값을 치르고 새 세상을 열기 위해 봉기한 별동대장 역. 조정석은 이를 근성이 느껴지는 날카로운 눈매, 차가운 미소, 이죽거리는 말투 등 독이 잔뜩 오른 늦가을 독사 같은 이미지로 표현했다.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로, 지난 13일 시청률 8.1%로 종영했다.

그는 "6개월 동안 사극을 하는 게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단단히 마음먹고 들어갔는데 의외로 수월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촬영 현장이 좋았다. 좋기만 한 현장이었다. 이번 작품은 시원하다. 좋은 사람들과 작품 하는 게 좋았던 것 같고, 행운이었던 것 같다. 아주 시원하다"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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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조정석과 일문일답.

-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실제 역사 속에서 가상의 주인공 역할로 활약했다.

▶ 역할이 좋았다. 제 관점에서 민초들의 삶, 민초들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게 그랬다. 물론 '거시기'였다가 '백이강'으로 거듭나면서 삶의 변화가 있던 것도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그거 말고도 민초들의 시선에서, 관점에서 이 드라마를 접근할 수 있다는 게 되게 좋았다.

- 실제 역사를 재해석하는 만큼 부담감은 없었나.

▶ 부담은 당연히 있었다. 아무래도 역사적으로 큰 사건을 다루고 있는 드라마이다 보니까 드라마에서 가상의 인물이 누가 되거나 조금이라도 잘못된 접근으로 들어가면 완전히 왜곡돼 버린다. 그래서 감독님도, 작가님도 고증에 신경 썼지만 저 역시 가상의 인물이라도 고증에 신경 쓸 수밖에 없었고, 그만큼 적지 않은 부담이 있었다. 그래도 가상의 인물이라도 상상할 수 있는 범위가 있었다. 그게 되게 좋았다. 그래서 부담감도 있었지만 좋았다.

-백이강의 전라도 사투리가 호평을 얻었다.

▶ 실제로 칭찬을 많이 받았다. (웃음) 어느 시점부터는 사투리에 대한 개념이 없어지더라. 처음에는 사투리 공부를 좀 했는데, 나중엔 서울 말을 쓰더라도 사투리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그런 것까지 경험했다. 아직도 좀 (사투리에 대한) 느낌이 남아있다.

- 조정석 표 특유의 넉살, 너스레 연기가 이번 작품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인가.

▶ 여러 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외적인 부분도 꽤 생각했다. 누구랑 하는지, 그리고 내가 이 역할을 하고 이 작품을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까 생각한다. 백이강은 제가 처음으로 사투리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저한테는 정말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다. 그리고 넉살, 너스레 떠는 역할도 아니고 되게 진중한 역할이다. 그래서 진중하게 표현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하기도 했다. 그런 이유도 포함됐다. 늘 저는 변주하고 싶다. 또 언제, 어떤 역할을 할지 잘 모르니까 이렇게 보여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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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성으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얻었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어느 정도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

▶ 저도 아쉽다. 시청률에 대해선 저희 모두가 아쉬워했다. 저희끼리는 아쉬운 시청률에 대해서 연연해하지 않고 의미적인 부분에 있어서 더 접근하면서 힘을 얻었던 것 같다. '녹두꽃'이란 작품을 하고 있다는 거 자체가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들더라. 처음부터 굉장히 열심히 촬영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중반 이후부터는 더 '치얼 업' 돼서 열심히 한 것 같다. 스토리도 그랬다.

- 윤시윤과 백이강과 백이현 형제로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 (윤)시윤이는 이번 작품에서 굉장히 훌륭했다. 동생 백이현이 결국 자결하는 걸 처음부터 알고 시작했다. 그래도 처음부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 진짜 어렵겠더라. 쉽지 않은 연기고 서사도 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시윤이가 연기를 하는 부분이 흥미로웠고 옆에서 저도 영향을 받고 좋았다. 물론 촬영 분량이 나눠져 있어서 드라마 통해서 확인하는 장면도 꽤 많았지만 같이 만났을 때도 호흡도 너무 좋았다. 그런 어려운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해서 정말 만족스러웠다.

- 작품 전반적으로 비극적 분위기가 지배했다. 스스로도 먹먹해지는 순간이 많았을 것 같은데.

▶ 그런 순간이 많았다. 사실 이강이가 분노를 삼키고 연기하는 모습들이 꽤 많았다. 초반에는 울분이나 분노를 토해내는 장면이 없었는데 후반에 점점 갈수록 이 나라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독립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별동대장이 되면서 책임감도 생기는 장면들이 나오면서 저도 모르게 (먹먹함이) 나왔다. 그런 장면 이후부터는 저도 먹먹했던 것 같다. 엄마를 부둥켜안고 울 때도 그랬고, 처음으로 엄마한테 속마음을 털어놓을 때도, 연설할 때도 자연스럽게 그런 감정이 나온 것 같다.

- 역사 속 인물인 전봉준을 연기한 최무성은 묵직한 연기력을 펼쳐 눈길을 끌었는데 현장에서 어땠나.

▶ 실제로 진짜 묵직하시다. 몰아치는 힘이 확 와 닿을 때가 있다. 배우 조정석한테도 그런 순간이 있지만 특히 백이강한테 훅훅 와 닿았던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다. 마지막에 장군님 보낼 때도 '우리한테 뭐가 필요하나'라는 짧은 대사 한 마디였는데도 그렇더라. 한마디 한마디가 와 닿았다. 실제로 가까이서 만나면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형님이 되게 정말 잘하신 부분이 많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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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일관계 속에서 특히나 '녹두꽃'은 의미가 있을 것 같다.

▶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사실이고, 사실에 입각해서 생각해보면 많이 아쉽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촬영하는 인물에 개인적으로 더 동화될 수 있었다. 그리고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기 때문에 연기하고, 촬영하면서도 '이런 일이 있었구나.' 역사적으로 공부하면서 촬영한 기억이 난다. 저뿐만 아니라 모두 그랬던 것 같다.

- 올해 마흔을 맞이했는데, '녹두꽃'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

▶ (나이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하. 그런 의미에서 말하면 제 자신이 깊어진다거나 혹은 묵직해진다거나 하는 욕심, 욕망은 특별히 없다. 그런데 의미적인 부분에서 ('녹두꽃'은) 되게 좋은 의미인 것 같다. 제가 깊어졌다거나 묵직해졌다고 해서 연기가 늘고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연기적인 부분에서 분명히 또 다른 색을 보여줄 수 있는 장이 많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녹두꽃'이 좋은 시기에, 좋은 작품으로 의미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녹두꽃' 보시고 다음 작품 기대해 주시는 분들도 많아졌다.

- 아내 거미(본명 박지연)가 이번 작품을 모니터링했나. 아쉽게도 이번 작품에서도 거미씨가 OST에 참여하진 않았더라.

▶ 제 작품을 늘 언제나 잘 봐주고 응원 많이 해주고 있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로 모니터링을 했는데, 전국투어 하시니까 옛날처럼 자주 해주고 그럴 시간이 적었다. 아무래도 그분도 바쁘시다 보니까 저도 공연은 못 봤다. 그리고 제가 나온 드라마에 OST를 불러주시면 영광일 텐데 앞서 거미씨가 '몰입도가 깨질 것 같아 거절했다'고 얘기했는데 어느 정도 동감한다. 일리 있는 얘기 같다. 그래도 언젠가는 할 수 있지 않겠나. (웃음)

- 최근 거미가 예능 방송에서 '결혼을 추천한다'고 했는데 동의하나.

▶ 희한한 건 제가 인터뷰나 방송 나와서 그런 거 질문받으면 그렇게 대답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거미씨도) 대답을 꼭 그렇게 하시더라. 저하고 그런 부분이 잘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저도 똑같다. 추천하고 싶고, 이런저런 고민들 서로 작품에 대한 고민이 많고, 사람 사는 인생에서 여러 가지 고민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고민들을 정말 서로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도와주고 하는 게 되게 좋다. 하나가 아닌 둘이, 그런데 둘인데 하나다. '짝' 같은 그런.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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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조정석이 큰 주목을 받게 된 작품인 영화 '건축학개론' 이후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간 달라진 게 있다면.

▶ 생각 같은 건 똑같다. 그때도 그렇고, 저 공연할 때부터 똑같은 것 같다. 어떤 역할이든 어떤 작품이든 좋다고 생각하고 매력을 느끼면 하는 사람이다. 늘 똑같은 것 같다. 고집불통은 아닌데 어떤 작품을 하든 역할에 대한 매력을 못 느끼면 열정도 안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저희 직업군이 이런 게 더 심하다고 생각한다. 더 몰두해서 하려면 좋아해야 하지 않겠나. 물론 상황과 위치에 따라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생각 덕분에 늘 한결같은 것 같다. 환경에 따라 좋은 변화는 좋은 것이고, 이런 생각으로 쭉 살아와서 어쩌면 늘 똑같은 것 같다.

- 쉬지 않고 일하는 스타일이다. '열일'하는 비결이 무엇인가.

▶ 참 다행히도 연기가 좋다. 평상시에도 어떤 상황에서 그 상황을 재연하는 데 이게 제 습관 같다. 어쨌든 연기가 너무 재밌다. 그래서 이렇게 계속 일할 수 있는 것 같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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